옥상가옥
지붕 위에다 다시 지붕을 씌운다는 것이니 부질없는 중복을 말한다. 원전에는 어디나 옥하 가옥으로 돼 있는데 우리는 으레 '옥상가옥'으로 통용되고 있다.
후한 말 삼국시대에 위는 촉, 오 두 나라를 무찌르고 천하를 통일, 국호를 진이라 하고 서울을 낙양으로 삼았다. 하나 지난 달 오나라의 서울이었던 건업은 양자강가에 자리하고 산을 등지고 있어 비록 멸망한 나라의 서울이었다고는 하나 풍광명미한 강남의 중심지였다. 그 무렵에 낙양에 유중이라는 시인이 있어 현란한 건업의 모습을 찬양하는 시를 지었다. 그 중에 '삼이경, 사삼도'라는 글귀가 있어 특히 표현이 신기하다고 평판이 났다. 서울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이 시를 베껴서 걸어놓고 감상하여 그 바람에 낙양의 종이값이 비싸졌다고 한다. 그때, 사 태부라는 고관이 이 시를 보고 비웃었다.
"이 싯귀는 마치 지붕 밑에다 지붕을 만든 것처럼 같은 말을 되풀이 한데 불과하군 그래. 이따위를 가지고 떠들어대다니 모를 일이야"
이 밖에도 북제의 안지추라는 선비가 엮은 '안가 가훈'의 머릿글에도 역시 옥하 가옥으로 나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