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마
세상의 모든 일은 화복의 변화가 무상하므로 행운을 만났다고 해서 즐거워만 할 것이 아니요, 비운을 만났다고 해서 낙심만 할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옛날에 중국 북방에 사는 이민족을 호라고 총칭했는데 한민족은 호를 매우 두려워 하였다. 그런데 그 국경에 있는 성새 근방에 점을 잘 치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노인네 말이 호인네 땅으로 도망쳐 버렸으니 남선 북마라고 일컬어지는 북녘인 만큼 여간 큰 낭패가 아니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위안들을 왔는데 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기색이었다.
"이 노릇이 행운으로 바뀔지도 모르잖소."
아니나 다를까 몇 달 후에는 그 말이 호인네 훌륭한 말들을 거느리고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은 이 요행을 축하하러 왔으나 이번에도 노인은 심상한 기색이었다.
"이 노릇 또 화근이 될지도 모르겠는걸."
어떻든 노인네는 훌륭한 말 부자가 되었는데 이윽고 그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딱하게 여겨 위안들을 왔는데 노인은 또
"천만에! 이 노릇이 행운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거든"
그로부터 1년 후였다. 호인들이 밀물처럼 성새에 쳐들어 왔으나 마을의 젊은이들은 온통 활을 메고 싸움터로 나가야 했다. 그리하여 열에 아홉은 전사하고 말았건만 노인네 아들은 절름발이인 까닭에 싸움터에 안 나가 노인네 부자는 무사하였다. 그래서 인간 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생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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