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의 몫
하루는 사자와 당나귀와 여우가 사이좋게 사냥을 하러 갔다. 뜻밖의 많은 사냥감이 있어 다들 기분이 좋았다. 사자는 먼저 당나귀를 시켜서 잡은 것을 나누게 했다. 당나귀가 똑같이 셋으로 나누어 사자를 보고 먼저 가지라고 하자 사자는 화를 내어 당장 당나귀를 잡아먹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 다시 여우에게 분배하라고 일렀다. 여우는 대부분을 사자의 몫으로 주고 자기는 조금만 차지했다. 그러자 사자는 지극히 흐뭇해하며 어째서 그렇게 나누었느냐 하고 물었다. 여우가 말했다.
"당나귀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 힘을 가진 자는 힘을 앞세워 더 많이 차지하고 부를 가진 자는 부를 이용하여 더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힘도 없고 부도 갖지 못한 백성들에게는 쥐꼬리만한 몫이 돌아오게 마련. 고충 건물이 들어서는 서울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지만 이지러진 지붕의 시골 풍경은 십 년이 하루 같고 보면 위의 '이솝' 이야기를 한갓 우화로만 들리지 말고 위정자들은 한 번 되씹어 볼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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