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10년에 걸친 '트로야'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오뒤세우스'는 희랍으로 돌아오는 항해 도중 폭풍을 만나 본대와 떨어져서 외톨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지중해 연안가지 이르렀는데 당시 그곳에는 갖가지 괴물이 도사리고 있었다. 특히 얼굴은 사람이고 몸은 새인 괴물 '사이렌' (희랍어로는 '세이레네스, Serienes)' 3자매의 가까이로 배가 지나가면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선원들의 마음을 흘린다. 일단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듣게 되면 저도 모르게 정신이 빼앗겨 바닷가 암초로 배를 몰고 가며 끝내는 난파하여 '사이렌'의 밥이 되고 마는 것이다. 다행히 '오뒤세우스'는 마녀 '사이렌'이 있는 곳을 알고 있었다. 그는 배가 '사이렌'의 소굴 가까이 이르자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간단히 틀어막고 자신은 배의 중앙 돛대에 비끌어 매게 했다. 그런 다음 "내가 아무리 몸부림을 치거나 아우성을 쳐도 절대로 나를 풀어 놓아서는 안된다. 너희들은 힘껏 노를 젓기만 해라"하고 단단히 일러 두었다. 이윽고 '사이렌'의 노랫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 '오뒤세우스'는 그 소리를 듣자 미친 듯 몸부림치며 배를 그곳으로 몰고 가라고 아우성을 쳤다. 그러나 귀를 틀어막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선원들은 어이없는 얼굴로 바라볼 뿐이었다. 이리하여 배는 무사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고 약이 오른 '사이렌'은 자살해 버렸다.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 쇨, 통금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 때로는 한가롭고 때로는 다급하게 느껴지는 사이렌 소리도 그 근원을 살피면 아득한 옛희랍 신화속의 마녀에서 유래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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