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도
여권이 신장하여 '여성상위시대' 운운하는 요즘에 와서는 다분히 퇴색하고 말았지만 기사도를 말할 때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특징은 '여성을 위하고 아껴 주는 일' 즉 '여성에 대한 갤런트리(정중함)'라고 할 수 있다.
중세 서양의 봉건사회는 기도드리는 사람(승려), 수호하는 사람(귀족), 경작하는 사람(농부)의 세가지 신분으로 구성되고 있다. 그 중에서 수호하는 사람이 바로 기사이다. 기사들의 윤리가 곧 '기사도'였으며 충성과 무용을 첫째로 꼽았다. 또한 중세 유럽의 정신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였으니만치 기사도에도 그 정신이 반영되어 기독교를 수호하고 이교도를 멸망시키는 것도 기사들의 의무라 생각했다. 그리고 기사로 서임될 때는 약한 자인 여성을 보호할 것도 맹세했다. 이는 '마리아 숭배'와도 관계가 있으나 기사도의 전성기였던 십자군 시대에 고국에 남아 집을 지키는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했다는 것, 또 원정하는 동안 기사들의 성생활이 부자유스러웠던 데서 여성에 대한 동경심이 높아지고 나아가서 '여성에 대한 캘런트리'를 낳게 했다는 풀이도 있다.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은 신분이 높은 귀족의 부인이었으며, 정신적으로 여성을 존경하고 봉사하는 것이 이상이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육체적 관계에까지 발전하는 예가 적지 않았다. '서 월터 롤리' (1552-1618)가 마차에서 내리는 '엘리자베드'여왕 앞에 자기 망토를 펴서 흙탕길을 밟지 않게 한 것도 모두 기사도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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