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감의 세계 - 저 : 해롤드 셔어먼
제5장 예감의 계시
1. 예감이란 무엇인가?
예감이란 의식의 직관적 수준에서 생기는 갑작스러운 느낌이나 인상을 말한다. 무엇인가 설명할 수 없는 방법으로 초감각적 능력은 조만간에 자기 쪽을 향해 오는 사건을 미리 알고 그 사건에 대해서 경고나 지도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평상시의 생각과 융합되어 있으며, 현재의식이 반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위 '예감'이라고 인정하기에는 곤란한 일이 많다. 우리는 오랫동안 육체의 5관이 증명하는 바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어날 수 있는 상태나 환경 혹은 사건을 육체적 감각의 힘은 미치지 못하는 고등 능력이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해야 된다든가, 해서는 안된다든가 하는 강한 기분은 그것을 입증하지 못하든가, 또는 이해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애매한 느낌이 떠나지 않으므로 무시당하는 일이 많다. 예감이 지시하는 대로 따랐어야 했는데, 하는 것은 나중에 정작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 알게 되기도 한다. 혹은 그것은 우연히 동시에 발생한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으리라. 의식의 직관 수준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될 어떤 사건이나 경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의심하고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초감각력이 지도하려고 하는 것을 대개는 전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거부해 버리는 것이다.
예감이 생명의 은인이었다
나는 다행히도 젊어서부터 직관적 지도를 신뢰하게 되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오늘날까지 살아 있지 않았으리라고 믿어진다. 1934년에 나는 내가 쓴 <<우리들은 문명인인가?>>라는 제목의 각본을 영화화하는 일을 돕기 위해서 헐리우드에 갔었다. 그때 촬영소에서 스틸 사진의 촬영기사 두 사람과 알게 되었는데, 두 사람 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항공병이었다. 그들은 자가용 비행기를 갖고 있었으며, 그 영화가 완성된 후에 북 캘리포오니아로 함께 주말여행의 비행을 하자고 나에게 권유했다. 거대한 미국 삼나무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벌써 뉴욕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예약했었지만 꼭 그들의 초대에 응하고 싶었다. 캘리포오니아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또 언제 다시 오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곳 경치를 좀더 구경하고 싶었다. 나의 친구들은 뉴욕에 정시에 도착할 수 있도록 비행기로 시카고로 날아가, 그 지점에서 같은 열차를 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막 승낙하려고 했을 때 마음의 소리가 '하룻 밤 자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뜨자 꼭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고 싶었다. 하늘의 여행은 생각만 해도 당시로서는 정말 흐뭇한 일이었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하늘의 여행이 발달하기 시작한 무렵이었던 것이다. 촬영소로 갈 때는 가방을 유니언 스테이션으로 보내고 기차의 좌석예약은 취소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 기차가 시카고에 도착하면 그곳에서 타겠다고 철도국 사람에게 말해 두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비행가들과 마주 앉아 동행하겠다는 결심을 전하려고 했을 때 사람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마음의 소리가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었다.
"계획을 바꾸지 말라! ......기차를 타라! ...... 계획을 바꾸지 말라!......기차를 타라!"
그 경고적 예고는 거역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고, 너무나도 뚜렷했다.
"모처럼입니다만-예정대로 기차로 가기로 했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든 기회 있을 때 다시 오겠습니다. 아마 그때는 함께 하늘의 여행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예정대로 기차를 탔다. 3주일 후에 내 각본의 영화제작자인 시드니 펑크와 에드윈 라시바움이 뉴욕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들의 회사로 가서 이 두 사람의 촬영기사가 찍은 한 세트의 스틸 사진을 보았다. 사진을 두 손으로 꽉 쥐었을 때 시드니 핑크가 이렇게 말했다.
"해롤드씨, 기이한 일도 다 있습니다. 촬영의 마지막 날에 이 청년들은 사진을 두루마리로 한 후 미국 삼나무가 있는 지방으로 주말 여행을 떠나기 위해 비행기로 이륙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170미터 정도 날아갔을 때 엔진에 고장이 생겨 비행기가 추락해서 두 사람 다 즉사했습니다."
그후 나는 장거리나 근거리를 막론하고 몇 번이나 비행기를 타고 왕래했으나 지금까지 비행기 타기를 거절한 것은 이 때 뿐이었다. 취소할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경우가 이때 말고도 또 있었으나 그때마다 심사숙고를 거듭한 후에 탔었다.
장님비행
수년 전에 로스앤젤레스 교외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편 예약을 해 놓고 있었다. 탑승 수속을 하고 있을 때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직원이 내 몸무게를 물었다. 그래서 나는,
"수하물의 초과 중량과 함께 승객의 체중에까지 요금을 메깁니까?"하고 농담조로 물어보았다. 직원은, "아닙니다. 그것이 아닙니다." 라고 대답했다. "뉴욕의 아이들와일드 비행장에 깊은 안개가 끼어 착륙상태가 불량했을 때 체공 시간을 길게 할 수 있도록 가솔린을 여유 있게 넣고 있는 중입니다."
뉴욕의 비행장 '시계가 50미터의 상태'이면 경우에 따라서는 필라델피아나 보스턴으로 갈 필요가 있으므로 이것은 그런 때에 대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나는 언제든지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게이트로 나갔다. 야간 비행을 하기로 되어 있었으며, 걱정이 된 승객들은 한 곳에 모여 웅성거리며 그러한 사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승무원은 승객의 체중 일람표를 갖고 있는 한 관리의 지시에 따라 화물 중에서 몇 가지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
"기분이 좋기는커녕 기분이 좋지 않은데." 라고 한 남자가 말했다. "다음 비행기편을 기다리는 편이 무난하겠다." 고 하면서 그 사람은 예약을 취소해 버렸다. 그가 그렇게 결정하자, 또 다른 몇 사람도 영향을 받아 게이트에서 떠났다.
나는 혼자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자신의 마음에 조용히 물어보았다.
"이번 비행기편으로 가도 안전한 여행길이 될 것 같은가?"
눈을 감고 조용히 서서 직관적 회답이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 마음속에 안개에 덮인 뉴욕이 보이는 듯 했으나 복잡한 일없이 안개 속을 통과하여 착륙하는 느낌이 전달되어 왔다. 그렇게 느낀 순간에 나는 쓸데없는 걱정이나 불안이 나를 설득하여 비행기 탑승을 단념하지 않도록 그 느낌에 따랐다. 한 줄로 서서 게이트에서 표를 보이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아름다운 야간비행이었는데, 뉴욕까지 45분 정도 남은 거리에서,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에 안개가 끼겠다고 예보되었던 안개 속을 들어갔다.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상태에서 뉴욕시의 상공에 이르기까지는 장님비행이었다. 계기 비행으로 진입해서 극단적으로 낮게 낀 안개층을 뚫고 내려와 안전착륙을 위한 수평비행을 하기까지는 그야말로 암중모색의 꼴이었다. 그러나 지상에 내려 온 10분 후에는 안개는 지면에 거의 스칠 정도로 내려와 시계는 제로 상태가 되었다. 비행기의 착륙은 전부 중지되고 비행기들은 다른 도시의 비행장으로 향했다. 우리들이 로스엔젤레스를 떠나 완전히 뒤덮인 안개층을 뚫고 뉴욕 공항에 들어온 것을 마지막으로 그후 24시간은 날씨가 여전히 나빴다.
합당한 것을 적당한 때에 하는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자기를 지킨다든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려 할 때에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이든 경고해 주는 의식의 직관 수준에 의지하는 것이 몇 년간이나 해 내려온 나의 습관이었다. 따라서 이 경우처럼 임박한 난국이나 위기에 처했을 때 나는 자주 도움을 받았다. 여러분도 이 방법을 쓰면 얻는 바가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마음에 통하려 하고 있는 진실한 직관적 인상에 불필요한 채색이 가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근심이나 불안을 억제하고 처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참다운 인상에 있어서의 느낌은 걱정이라든가 불안한 생각과는 다르며, 이에 숙달되면 이들 다른 느낌을 구별하고 참다운 예감이 나타날 때 그것을 깨달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예감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용기나 결심이 몸에 배이도록 단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제일 어려운 단계이다.
"지금 무엇인가 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다.) 라고 침착하게 말하면 친구나 가족들에게 놀림을 당한다든가 비웃음을 받는 일이 때때로 있을지도 모른다. 예감을 설명한다든가 그것을 지지한다든가 하는 것은 여간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참다운 예감이라면 시간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그런데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물질계를 초월하는 일을 취급하기 위해 예감을 판단한다든가 그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일은 예감을 받고 있는 당사자 이외에는 아무도 할 수 없다. 예감이 정확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다음에 내 자신의 경험에서 그러한 실례를 한 가지 들어보기로 하겠다. 그것은 다른 기회의 비행에 관한 일이다.
항공기 사고를 감지하다
나는 로스엔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오후의 항공편을 예약해 두었다. 그날 밤에 그곳에서 강연할 예정이었다. 좌석의 안전 벨트로 몸을 묶고 이륙 준비를 끝낸 순간, 비행중에 엔진 하나가 발화할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와 같은 사건이 승객들에게 일어날 듯한 공포와 흥분이 마음의 눈에 비쳤다. 그리고 막바지에 가서 비행기에서 내려 만일의 치명적인 추락을 모면할 수 있도록 이 인상이 주어진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인상을 마음속에서 돌이켜 보았더니 어떠한 사태에 처하게 되더라도 나 자신에는 아무런 위해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불안스럽던 마음은 곧 사라지고 안심하고 깊숙이 좌석에 앉았다. 만사 나무랄 데 없는 비행을 계속하여 계속 샌프란시스코를 향해서 날고 있었는데, 당초의 퍽 불안했던 느낌이 되돌아 왔다. 이번에는 비행기의 엔진이 발화하는 사고가 목전에 다가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좌석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향해 앞으로 걸어나가 안으로 들어가 잘 보이는 곳에서 두 개의 엔진을 관찰했다. 엔진은 순조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으므로 통로를 횡단하여 다른 화장실로 들어가 그쪽 엔진을 관찰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화장실은 사용중 이었다. 그래서 잠시 통로에 서서 기다려 보았다가 굉장히 불안했던 느낌은 사라졌으므로 좌석으로 돌아와 앉았다. 샌프란시스코까지의 비행을 끝내고 그동안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으나 웬일인지 마음 속에서는 매우 걱정스러웠다. 그 인상은 내가 받았던 다른 많은 인상의 어느 것에 비해서도 틀림없는 진짜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맞지 않았을가? 아침이 되어 신문이 배달됨으로써 비로소 그 답을 알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이그자미너지의 지면 가득히 이런 표제가 실려 있었다. <패시픽 에어라인기, 로스엔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도중에 추락-공중에서 엔진이 발화-사망 2명 부상 7명!> 이제 나의 인상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이 비행기는 내가 탄 비행기가 이륙한 휴 그 뒤를 이어서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이륙했었다. 초감각적적 능력이 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이에 같은 목적지를 향해서 나는 비행기의 엔진에 막 일어나려고 하는 사건의 인상을 웬 일인지 모르지만 포착하게 된 것이다. 같은 일이 병행해서 일어났기 때문에 두 대의 비행기를 의식해서 구별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나만은 틀림없이 안전하다고 마음속에서 느끼고, 더구나 이 인상은 그대로 비행기를 타고 갈 마음이 들만큼 강했었다. 사고가 임박해 있다는 기분이 들었던 바로 그때 패시픽 에어라인기는 현실적으로 고장을 일으키고 있었으며, 불시착하려고 하고 있었다. 일단 이 사건이 고거의 것이 되어 그것과의 관련이 없어지자 한 시름 놓은 기분이었다. 사람은 누구든지 의식에 적당한 암시를 심어 두면, 인생의 여하한 분야에 있어서도 직관을 자신을 위해 작용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일단 그렇게 해 버리고 나면 시간이 아무리 경과해도 상관없다. 초감각적 능력은 지시 받은 대로 제 구실을 다 한다.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나의 체험으로 설명되리라고 믿는다.
2. 도둑을 조심하라!
얼마 전에 만화가인 찰즈 포오벨과 그의 부인이 우리가 사는 뉴욕의 아파트로 놀러 온 일이 있었다. 그들이 한밤중이 되어 돌아갈 때 찰즈씨는 밖에 세워 두웠던 자동차 문을 도둑이 비틀어 열고 그날 양복점에서 갓 찾은 새 양복을 훔쳐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에 대하여 그날 밤에 묵상하고, 더구나 그 일을 가슴아프게 느껴 나는 잠재의식에 이렇게 암시했다. 누구든 내 물건을 훔쳐 가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절도방지를 할 수 있게끔 미리 느껴야 한다! 잠재의식이 그것을 포착한 듯한 생각이 들 때까지 이 암시를 되풀이 했다. 그리고 그 일은 그 이상 깊이 의식해서 염두에 두지 않았다. 1년 이상의 세월이 다시 흘렀다. 나는 이스트 44번가에 몇 개의 사무실이 있는 세이빙즈 뱅크 저어널지의 편집주간이 되어 있었다. 어느 날 밤 발행자인 밀턴 해리슨으로부터 번화가에 식사를 들면서 일에 대한 상의를 하자는 청을 들었다. 나는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했다가 별다른 뜻도 없이 사무실로 되돌아 가서 잡지의 최신호 한 권을 겨울 외투 안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언제나 하던 버릇대로 두 권을 철해서 보관해 두었으므로 이 책은 사실상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그러나 역시 몰아 세우는 듯한 충동에 따랐다. 나의 외투는 비슷한 것이 얼마든지 있는 평범하고 수수한 것이었다. 나는 외투를 우리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1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스타우퍼 레스토랑의 외투걸이에 걸었다. 식사중 해리슨씨와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중에 갑자기 마음의 소리가,
"빨리! 저 사나이가 너의 외투를 갖고 간다!" 라고 했다.
한 사나이가 외투를 옷걸이에서 벗겨 들고 카운터 쪽을 향해 걸어가면서 막 입으려고 하는 바로 그때에 나는 외투걸이가 있는 쪽을 돌아보았다. 외투가 약 20개 정도 걸려 있었고, 그 대부분이 멀리서 보는 관계로 나의 것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때 이미 나는 예감에 따르는 훈련이 되어 있었으므로 무의식중에 일어나 테이블 사이를 헤쳐 나가고 있었다. 걸어가고 있는 도중에 현재의식이 스스로 목을 치켜 올리기 시작했다. "신중히 하라!" 고 주의해 주었다. "만약 이 사나이에게 외투를 훔친 죄를 씌웠다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골치아픈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 경고를 마음의 느낌과 잘 비교해 보았더니 마음의 느낌이 만난을 배제하고 전해 왔다. 내가 카운터에 접근했을 때, 그 사나이는 외투의 단추를 모두 잠그고 식사대를 지불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그 사나이의 어깨를 툭 치면서 이렇게 말해 주었다.
"실례합니다만, 틀림없이 제 외투를 입고 계시는군요!"
그 사나이는 반항하는 몸짓을 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잘못 아셨군, 그렇지 않소!"
즉석에서 마음의 여세로 외투깃을 뒤집어 꺾인 곳을 잡고 외투를 젖혔다. 세이빙즈 뱅크 저널지가 안에 들어 있었다.
"죄송합니담나, 정말 제 외투인데요."
깊이 사죄하고 사나이는 외투를 벗어 나에게 건네 주었다.
"아아, 이거 정말, 내 것과 똑같은 바람에......" 라고 말하면서 마치 자기 외투를 가지러 가는 것처럼 외투걸이가 있는 쪽으로 몇 발자국 가는가 하더니 갑자기 입구를 향해 달려가더니 식당에서 뛰쳐 나가 버렸다. 식당 지배인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곧 달려 왔다.
"저 친구가 외투를 훔쳐가려고 했었습니까?" 라고 묻더니, "요 이틀 사이에 여기서 외투를 여섯 벌이나 도둑맞았습니다."
다음 날 스타우퍼 레스토랑의 전 테이블에 '외투를 조심하십시요'라는 주의서가 놓이게 되었다. 그러면 이제부터 이 의식의 직관적 수준이 한 활동을 나와 함께 검토해 주기 바란다. 누군가가 내 물건을 훔치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그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감지하라는 암시를 1년 이상이나 전에 받고 있었으므로 초감각적 능력이 계속 파수병 노릇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내 외투를 훔치려고 할 때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구태어 세이빙즈 뱅크 저어널지를 안주머니에 넣게 하였다가 외투의 소유자를 한 눈에 판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분명하다. 일의 상담을 위해 그 잡지를 가지고 간 것이 아니라 외투 주머니에 넣은 채 그냥 두었다는 점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도난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따위의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고 몇 번이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여러 가지 외투 걸이에 걸어 놓았었는데, 그 경우 나는 외투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외투를 훔치려고 노리고 있던 이 사나이가 내 외투에 손은 댄 순간 해리슨씨와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초감각적 능력이 확실한 경고를 보내 준 것이다. 초감각적 능력을 잘못 지도하여, 따라서 잘못된 결과를 얻는 사람이 많다. 언젠가는 도난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그런 일을 강하게 마음에 떠 올린다는 것은 마음의 고등 능력에게 그런 사건이 언젠가 일어나도록 명령하는 것과 같다. 그러한 사정 아래서는 이전의 지시에 따라 그처럼 명확한 경고를 보내 주지 않았을 것이다.
토머스 에디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인간은 정신 능력의 1%의 10분의 1밖에는 쓰지 않고 있다."
틀림없이 인간은 아직까지는 자기 자신의 의식의 깊이와 가능성을 찾아 내고 있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한층 더 많은 지도와 보호에 의지할 수 있을 정도로 초감각적 능력에 대한 지배력을 발달시킨 사람이 적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긴급사태에 처했을 때에 도움이 되도록 직관에 지시할 수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다음에 들어 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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