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감의 세계 - 저 : 해롤드 셔어먼 / 역 : 안동민
제1장 상식을 초월하여
1. 상식을 초월하여
무엇인가 일어날 듯한 예감이 들었다.-그런데 그것이 그대로 적중되었던 일이 여러분들에게도 있었지 않은가? 몇 개월 혹은 몇 년간이나 마음에도 두지 않고 있었던 사람의 생각이 갑자기 났는데 얼마 후에 그 사람으로부터 편지가 왔다던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적은 없는가? 어떤 사람에 대한 직감적인 인상이 사실 그대로였던 일은 없었던가? 어떤 일을 하고 싶다, 또는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해져서 그 충동에 따른 후, 뒤에 일어난 일로 보아서 그렇게 한 것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경험은 없었던가? 미래에 일어난 어떤 사건의 박진감 있는 꿈을 꾸었다던가 혹은 환상을 미리 보았다는 일은 없었던가? 유령이나 망령을 본 경험은? 살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곳에 있지 않은 어떤 사람의 모습, 또는 누군가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자기가 자신의 육체를 떠나 먼 곳을 방문했다가 그에 대한 명확한 또는 막연한 기억 같은 것을 안은 채 돌아온 것같은, 그런 마음이 든 일은 없었던가? 지금은 이 세상에 있지 않은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무슨 일에 대해서 경고를 했다던가, 혹은 아직 살아 있다고 단언하는 말을 들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던가, 당신이 알고 있는 또는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 지성체의 유령을 느낀 일은 없었던가? 이러한 경험 중 어떤 것이라도 한 가지 경험한 일이 있었다면 초감각적 지각, 즉 초능력이라고 오늘날 불리우고 있는 현상을 직접 경험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이와 같은 명확한 표현은 듀우크 대학(북캐롤라이너주)의 초심리학 부장이며, 이전에 '심령현상'이라고 표현되던 일들을 선구적으로 연구하여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떨친 J.B.라인 박사에 의해서 처음으로 발설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까지의 세월을 통해 심령이라고 하는 낱말은 실로 수많은 이질적인 초자연적 현상을 뜻하게 되었으며, 영매니 점술가니 하는 비슷한 가짜들에 의해서 잘못 사용되어 그 평판이 나빠졌기 때문에 이제 과학자나 뜻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돌아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친구나 친지들이 약간 '머리가 돈' 사람으로 취급하지나 않을까 하여 스스로 체험한 초자연적 경험은 무엇이든 숨기고 말하려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초감각적 지각이라고 하는 용어가 오감의 범위를 벗어난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말이 되었으며, 이것을 감출 필요도 없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광범위한 능력에 대한 나 자신의 최초의 기이한 체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텔레파시가 존재한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결정적으로 증명한 감동적인 체험이었다.
2. 전등을 켜지 마셔요!
1915년 나는 미시건주의 트래버즈시에 있는 우리 집 이층에 있었다. 이 방은 서향이었는데, 마침 해가 질 무렵이었으므로 주위가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때 나는 타이프를 치고 있었는데 평소에 하던 대로 전등을 켜려고 일어섰다. 전등을 켜려고 막 스위치에 손을 대려는 순간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전등을 켜지 마시오!" 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뜻밖에 소름이 끼치는 명령이었으므로 주춤할 수 밖에 없었고, 무엇 때문에 그런 명령을 받은 것일까 하고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이 재촉하는 마음에는 거역할 수 없어 책상으로 되돌아가 아마 10분쯤 타이프를 계속 쳤는데, 그때는 이미 주위가 완전히 어두워졌으므로 아무래도 전등을 켜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다시 한번 스위치에 손을 대려고 하는 순간 또다시 가슴 속에서 예의 소리가 되풀이해서, "전등을 켜지 마시오!" 라고 하는 것이다. 그와 거의 동시에 누군가가 아래층 현관에 누가 달려와서 문을 두들기고 초인종을 누르는 것이었다. 전등을 켜지 않은 채 아래층으로 내려가 문을 열고 배선공과 얼굴이 맞대었을 때, "전기를 켜지 마시오! 밖에 잇는 댁의 전선에 고압선이 걸쳐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이는 퍽 젊었으나 전등을 켜는 동작에 온 정신을 집중시킨 순간에 자기 자신은 무어라고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이유로 배선공의 마음과 파장을 맞추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 10분 사이에 그 사람은 전등을 켜지 말라고 경고하기 위해서 여러 집을 차례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어서 그의 감정적으로 높아진 상념이 본인이 도착하기 전에 나 자신의 마음에 닿아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은 너무나도 명확한 일이므로 우연이라던가 혹은 동시 발생의 탓으로만 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한가, 그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얻을 수만 있다면 상념 전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우리들은 자유롭게 그들을 되풀이 해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하여 나는 내 전생애를 건 연구에 뛰어 들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마음의 신비에 관한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발견하여 마음의 힘을 의식하여 제어하고 감독하고 싶다고 하는 크나 큰 꿈을 갖게 된 것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먼저 그럴싸한 문헌을 찾아내려고 도서관에 가보았다. 그러나 옛날 일이어서 권위 있는 자료는 거의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이 방면의 명저라고 생각되는 한 권의 주목할 만한 책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토머스 허드슨의 ≪심리현상의 법칙≫이라는 책이었다. 마음의 기능과 잠재의식 층의 성질에 관한 이 사람의 지식은 그가 살던 시대보다도 훨씬 앞서 있었다. 이 초감각적인 능력을 믿게 할 수 있고, 증명도 할 수 있는 지식은 일반적으로 결핍되어 있었으므로, 나 자신의 몸을 실험 재료로 해서 독자적으로 연구와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나의 연구결과 분명해진 것은 우리들의 오감이 미치는 범위를 초월하여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새로운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무슨 일에 대해서도 표면적으로 밖에는 보지 못하는 육체적 감각을 나는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이미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은 필요없게 되었다. 하나의 의자-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전에는 절대로 그 속까지 단단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궤도를 끊임없이 돌고 있는 몇 십억인가의 움직이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 원자 사이에는 우주의 별과 별 사이처럼 거리와 공간이 나 있으며 따라서 두 개의 물체가 동시에 같은 장소를 차지할 수 없다고 하는 낡은 물리학의 설명은 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지상의 어떤 생물은 어떤 범위에서는 인간보다도 훨씬 더 민감한 감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개는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진동의 피리 소리를 듣고 그에 대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새는 우리의 청력이 미치지 못하는 음의 진폭으로 노래할 수 있으며, 믿을 수 없을 만틈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적이 접근해 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동물의 후각은 날카롭다. 지금까지도 동물적 본능에 의지하고 있는 호주의 부슈만족은 사냥꾼이나 탐험가가 접근하는 것을, 그들이 도착하기 수일 전에 알아내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우리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가 신경계통에 깊은 진동성의 효과를 준다는 것도 정신과 의사들은 이제 알게 되었다. 자기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더구나 의식으로는 알아 차릴 수 없는 어떤 힘의 영향을 우리들은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인간의 눈에는 한정된 색채의 무늬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감지할 수 없는 색깔의 조합이 거의 무한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넓게 존재한다는 것을 오늘날의 과학으로 알게 되었다. 자신의 외부와 내부에 있는 우주에 대한 우리들의 지식이 너무나도 얕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에는 망원경, 현미경, X선의 발달이 필요했다.
기계를 사용해서 음성과 영상으로 재생하여 보이거나 들리게 하는 방법 외에 눈이나 귀에 들어오지 않는 라디오나 텔레비젼 전파가 우리 주위의 공기 속에 가득차 있었다는 것을 우리들은 항상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인간의 신체 그 자체가 발신기 겸 수신기라고 말하고들 있다. 그리고 최근의 과학은 신체의 각 세포가 특수한 기능을 완수할 수 있는 본질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에서 일어나는 것은 무엇이든 남김없이 기록한다고 하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이해할 수 없는 지성체가 무한히 작은 것으로부터 무한대의 것까지 모든 형태의 생명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3.광대한 우주 안에
우리들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물질이란 단지 나타나고 창출될 뿐이라고도 한다. 물질은 항상 변하여 한 가지의 것으로 고정되어 존재하지를 못하고 창조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데에 대해서 우주 천문학자들의 의견은 꽤 일치되어 있다. 그들의 추측에 의하면 눈에 보이는 우주도 사실은 '새로운 물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를 것이 1억에 0을 24개 붙인 톤수의 비율로 매초 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은하계가 끊임없이 형성되고 있는 팽창중인 우주가 있다는 것이 바로 터무니 없이 큰 창조력을 뜻하고 있다고 하겠다. 하나 하나의 별이 태양이며,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갖고 있는 태양보다도 훨씬 더 거대한 몇 천억이나 되는 별을 포함한 우주에 우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오늘날에 와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사실로서 나타나 있다. 이들 태양의 주위를 또 무수한 혹성이 돌고 있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 필적할 만큼 지성이 발달한 생물이, 또는 우리들이 전혀 이해할 수 없으리만큼 고도로 진화된 생물이 있는 혹성이 무진장하게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들의 생명의 탄생과 발전이란 것은 광대한 우주라고 하는 학교의 고작 초급 유치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의 마음이 그와 같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알게되고, 사물의 창조적인 계획 안에 조그맣게 몸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랜 옛날에 신에 대한 모든 개념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통해서 일어났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자연 속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를 원시인들은 자기들보다도 훨씬 위대하고 신비한 신의 조화로 생각했다.
이 힘을 달래고 그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 귀중한 소유물뿐만 아니라 같은 종종게 속하는 사람들가지도 희생되었다. 또 경건한 의식을 정하고, 복수를 모면하고자 원했으며, 죄업을 쌓아 온 갖가지 결점을 통탄하고, 고백하고, 경배한 것이다. 이러한 거칠고 미신적인 기도는 차츰 여러 종파로 성장했고, 초기의 성직자가 된 요술사에 의해서 통괄되었다. 두려움과 무지에서 생긴 개념을 후세대에 전달하기 위해서 여기에 미신이나 신화가 결부되었고, 그 그림자는 오늘날에 와서까지도 인간들이 믿는 종교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지옥과 천국'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초자연적인 사건이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는 이 가지각색의 종교-소위 말하는 사교, 정교-의 교의나 신조 속에 섞여져 있다. 즉, 부활한 구세주, 문둥병 환자의 치료, 죽은 자의 부활, 천사의 출현, 신의 말씀, 성자 같은 사람들의 승천, 신성한 곳으로부터 받았다고 생각되는 꿈과 환상,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고 보리떡 열 개로 수천 명을 배부르게 먹게 한 물질적인 기적 등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참으로 정신적인 영감의 증거가 바로 그것이다. 원래 진실에 바탕을 두었던, 두지 않았던 간에 형이상학적인 신비스런 일들을 믿지 않았다면, 결코 종교는 성립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과학이 미신과 무지를 타파하고 근절시키고 있는 현대에 있어서는, 모든 종교의 신자들은 자기들이 공공연하게 믿고 있는 종교상의 영적 현상이 실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에 전념하고 있는 것같이 생각된다.
오늘날에 와서 인간에게 가끔 나타나고 있는 초능력이라 불리우는 것이 증명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직접 보여 줄 수 있는 실증에 의해서만 그와 같은 증명이 가능해질 것이다. 만약 이러한 능력이 현실적으로 있다면-더구나 그것이 있다고 하는 증거가 압도적이라면-그것들을 과학에 의해 연구하고 발달시킨다는 것은 이 지구 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다. 우주공간이나 다른 세계에 대한 모든 의문은 그렇게 함으로써 그 그림자까지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이 세상에 있어서의 인간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 즉 인간의 본질과 창조주왕의 관계에 대해서 틀림없는 회답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식이 지금 어느 정도까지 알려져 있는 것일까? 이 초감각력을 확실히 이해하고 실제의 사용법을 얻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되며, 또 앞으로 어떤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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