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문화의 이해 - 공일주
2. 인간의 신에 대한 관계
알라
유대교인과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은 하나의 하나님을 믿는다. 그러나 이들 개념을 해석하는 데에는 서로 다르다. 만약 무슬림들의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모른다면 우리는 무슬림들의 교리를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철학도 이해할 수 없으며, 더구나 하나님의 개념에 대해서도 그들과 지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없게 된다. 이슬람의 강력한 힘은 의식이나 윤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일신론에 있다. 무슬림들이 하나님의 유일성에 대한 무함마드의 정의를 볼수 있다. 하나님은 알라와 동의어인가? 아랍어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을 알라로 불러 왔다. 그렇다면 알라는 누구인가?
제112장 자비롭고 자애로우신 알라의 이름으로 1. 말하라, 알라는 한 분이시며 2.알라는 가장 위대하시며 3.알라는 아이를 낳을 수도 태어나지도 않았다. 4.(알라는 지고하시므로) 그분과 대등한 자는 아무도 없다. 이슬람 학자들은 위의 제112장에서 알라를 신의 고유명사라 하고, 또 어떤 학자들은 영어의 the에 해당하는 ‘al-과 영어의 god에 해당하는 일라흐('ilah)가 합쳐서 이루어진 단어라고 하기도 한다. 두 가지 견해중에서 우선 알라가 신의 고유명사라 한다면 알라라는 낱말에는 아무런 뜻이 없다. 그러므로 신(god)이란 단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두번째 일라흐가 알라가 되었다는 말을 설명해 보자. 여인을 뜻하는 ‘imra'ah에 정관사가 붙으면 ’al-mar'ah가 되어 앞의 ‘i가 탈락된다. 마찬가지로 일라흐에서 'al 다음에 'i가 탈락되어 알라 'al-lah가 되었다고 말하는 학자가 있다. 그래서 The god이 된다고 말한다. 무슬림 신학자에게 알라는 본질에 대한 명칭이고, 랍브(Rabb,주)은 속성의 명칭으로 간주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는 이슬람 이전의 문헌에 기독교와 이교도들이 일라흐를 아무 신이나 다 통칭했고 알 일라흐(al-'ilah)는 줄여서 알라(Allah)는 줄여서 알라가 되므로 최고신을 지칭하는 말로 썼다고 말한다. 일신교를 믿지 않던 아랍인들은 당시 카바신전에 있던 360여개의 우상 중에서 최고신을 알라라 했다. 헤로도토스도 그 당시 아랍인들은 두 개의 주요 신이 있었는데 오로탈과 알리라트가 있었다고 했다. 전자는 알라 탈(allah tal, 가장 지고한 알라)을 잘못 쓴 것이 틀림없다고 하고, 후자는 쿠란에 나오는 여신 알라트 라고 한다. 그러나 알라가 'ilah(신)에서 파생되었다면 아랍어 단어는 기본적으로 세 어근이 낱말을 이루는 데 핵이 된다. 가령 katab(썼다),kitab(책), maktab(책상, 사무실), maktabah(도서관) 등 모든 단어가 어근 k, t, b와 관련되어 있다. 'ilah는 'aliha(놀라게 되다) 또는 waliha(얼빠지게 하다, 홀리다)와 관련되어야 한다. 왜냐 하면 어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슬림 주석가들과 어휘학자들은 끊임없이 아랍어 단어 알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줄곧 논의해 왔다. 무히뜨 알 무히뜨 사전의 저자는 ‘알라는 신의 이름이다. 알라의 파생에 대하여 20여 가지의 서로 다른 견해가 있다. 가장 그럴 듯한 것이 'ilah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이다.’라고 했다. 무슬림 주석가들에게서의 문제는 ‘하나님’의 개념과 일치되는 파생원칙을 내세우는 일이었다. 그래서 바이다위라는 학자는 알라는 'ilaha(당혹하다, 혼란스럽다, 난처하다)에서 파생했는데, 이는 사람이 마음속에 조물주(무한한 자)라는 개념을 형성하려고 하면 혼란스럽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무슬림 신학자들은 알라가 어떤 단어에서 파생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을 믿지 않는 불신에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신이 내려 준 단어이므로 분석할 수 없는 단어라고 말한다. 쿠란 제112장 3절에서는 알라는 누구에 의해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의 이름도 파생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알라는 태초에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 아랍어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알라는 옥좌에 기록된 신비스런 의미를 지닌 아랍어 글자의 조합이라고 했다. 무함마드가 이 이름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고 그들은 말한다. 이를 선포하기 위해 무함마드가 아랍인들에게 신의 유일성을 처음으로 전파했다고 한다. 그것이 곧 제112장 1절이고 이장을 읽었을때 쿠란 전체의 3분의 1을 읽었을 때와 보상이 같다고 한다.
전승에 따르면, 메카에는 6세기경 다신숭배가 퍼져 있었는데 아랍인들은 수많은 지방신 가운데 각각 자기부족의 신을 숭배하고 있었다. 다신숭배 가운데 여신숭배가 있었는데, 알 라트는 메카 가까이에 있는 알 따이프의 어머니신이었고, 알 웃자는 가드판의 신인데 새벽별을상징했다 웃자 우상을 칼리드 븐 왈리드가 메카를 정복하던 해에 파괴했다고 한다. 또 운명의 여신인 마나트는 가자의 여신이었다(쿠란 제53장 19-20절). 이런 여신들은 가장 능력 있는 최고신으로 숭배된 알라의 딸들이었다. 이점에서 알라의 딸들을 겨냥하고 쓴 구절이 제112장 3절이라고 하며, 무함마드는 여성 배우자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이를 낳으려면 여성이 있어야 한다는 인간적인 생각에서이다. 무함마드가 속한 쿠라이시 부족은 위와 같은 신들과 치고신을 숭배했다. 그러므로 알라는 물질계를 초월한 분이다. 무함마드 일신교는 부패한 동방교회에 만연했던 다신교 개념만큼 진정한 의미의 일신교에서 떠나 있었다는 학자도 있다. 독일의 학자 뇔데케는 무함마드가 알라라는 이름을 최고신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 의심스럽다고 아면서 이미 이교도들에게 쓰인 알 라흐만을 알라 대신에 썼을 거라고 했다. 라흐마나는 탈무드 시기에 하나님을 지칭하는 히브리 명칭으로 아라비아의 유대인들이 쓰던 말이다. 무슬림들이 말이나 글을 시작할 때, 기도 전 몸을 씻을때, 짐승을 도살할 때. 음식을 먹기 전, 그리고 부부생활을 하기 전에 반드시 읊조려야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비쓰밀라 히 라흐마니 라힘(자비롭고 자애로우신 알라의 이름으로)”이다. 그러나 이슬람을 믿지 아니하는 자들에 대한 최후의 경고가 되는 쿠란 제9장을 빼고는 모든 쿠란의 장 앞에 이 말을 넣었다. 알라의 이름에는 99가지 속성이 있는데 알라의 100번째 이름은 낙타만이 알고 있다고 한다. 알라는 인간에게 어떤 일을 행할 때 언약에 구속받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과의 언약에 의해, 그리고 하나님은 그 언약을 지키는 것으로 믿는다. 또 제112장 2절에 나오는 알라의 속성 al-Samad(영원한 자)는 아드('ad)부족 우상의 명칭이었던 Samood와 어근이 같다. 그러나 카바 신전의 최고신이었던 Hobal(도지 Dozy는 바알과 동일하다고 함)은 쿠란에 나와 있지 않다. 아마도 이 시기에 벌써 알라가 메카 사람들에게 그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었을 것이다. 이슬람은 유대교에 외국토양이 접목되어 생긴 산물이기에 하나님의 개념이 성숙되지 못하고 불완전한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제112장 4절에서 보듯 하나님과 인간세상은 서로 배타적이고 영원히 대립되어 있다. 바이다위는 알라와 피조물 사이에 영원한 분리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지구와 그 위에 있는 만물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어서 인간도 역시 하나님의 소유가 된다고 한다. 세계나 거기에 사는 인간은 하나님의 부단한 보호와 관심에서 격리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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