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2. 사화의 소용돌이
홀아비로 살 적에 기생을 거절한 이자건
이자건(1455-1524)의 본관은 성주이고, 자는 건지이다. 성종 11년(1480)에 생원시에 합격하고 동왕 14년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그를 모시던 기생이 있었는데, 이자건이 홀아비가 되자 그의 집에 따라가겠다고 하였다.
"집에 딸아이가 둘이 있어 기생과 함께 살 수 없다"
이자건은 기생을 물리치며 돈과 물품을 후히 주어 돌려보냈다.
연산군 때 직언을 하다 미움을 받아 선산에 귀양갔는데, 선산부사가 매우 박대하였다. 하루는 의금부의 관리가 온다는 말을 듣고 그 부사는 곧 군사를 거느리고 이자건이 살고 있는 집을 에워싸고 이자건을 불러 뜰 아래에 꿇어 앉혀 놓고 온갖 방법으로 다그치고 욕보였다. 그런데 의금부 관리는 다른 일로 이곳을 지나게 된 것이었다. 의금부 관리가 지나간 뒤에, 부사는 열쩍어 하며 돌아갔다. 뒤에 이자건이 황해 감사가 되었는데 그 수령이 마침 안악군수로 있다가 이를 알고 사직하고 떠나려 하였다. 이자건이 안악군에 당도하여 따뜻한 말로 위로해 타이르니 그 수령이 감읍하였다 한다.
벼슬은 공조, 형조 판서에 이르렀고, 시호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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