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1. 창업의 문
우리 집에도 선조의 문집이 있다고 익살을 부린 강맹경
강맹경(1410-1461)의 본관은 진주, 자는 자장이다. 벼슬은 영의정에 이르고 진산부원군에 봉해졌다.
세조 임금이 맹경의 집을 보고 말했다. "저 썩은 서까래를 빨리 갈아야겠다. 사람 상하겠다. 영상의 집이 이와 같으니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이계전이 중국에 갔을 적에 주객 낭중이 시를 청하였다. 갑자기 시가 떠오르지 않은 계전은 자기 선조의 문집인 '목은집' 가운데 있는 '조조대명궁시'를 써 주었다.
활짝 열린 명당에는 새벽 공기가 차고 우뚝 솟은 깃발은 난간에서 나부낀다.
시를 본 주객은 칭찬을 마지않았다. 강맹경도 중국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이계전이 맹경을 보고 농담 삼아 말했다.
"만약 중국 사신이 자네에게 시를 청하면 대책이 있는가?"
맹경은 그 말을 받아 즉시 대답하였다.
"우리 집에도 선조의 문집 '통정집'이 있지?"
그 말을 들은 방안의 사람들은 배를 잡고 웃었다. 이계전은 목은의 자손이요, 강맹경은 통정의 후손이다. 맹경의 시호는 문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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