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보이는 법이다 - 사마천
7. 하늘이 내린 명의(편작, 창공)
2) 자연에 상응해야 병이 없다(창공) 1/2
창공은 태창 지방의 장관으로 원래 이름은 순우의였다. 젊었을 때부터 의술을 좋아했으며, 스승인 양경공이 알고 있던 모든 의술을 파기토록 하고 자기의 비방을 전수해 주었으며, 황제와 편작이 남긴 맥서도 전했다. 그리하여 창공은 얼굴에 나타나는 오장의 상태를 진단하여 환자의 병을 알아내고, 의심스러운 질병을 판단하여 그 치료법을 결정하는 방법에 통달했다. 또한 약물에도 정통하게 되었다. 그 후 천하를 돌아다니며 환자를 치료하고 질병의 원인을 구명하는 데 힘썼다. 그리하여 집안일은 돌볼 수도 없었으며 또 그를 부르는 환자가 너무 많아 못가보는 환자들에게 원망도 많이 받게 되었다. 그래서 한나라 문제 4년에, 그는 고발되어 처형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때 창공에게는 다섯 명의 딸이 있었는데, 그녀들은 창곡을 붙들고 울었다. 이때 창공이 크게 탄식했다.
"내가 자식을 낳았으되 아들을 낳지 못했더니 이런 일이 생겨도 어쩔 도리가 없구나!"
그러자 막내 딸 제영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황제에게 상소문을 올렸다.
"소녀의 아버님은 청렴하고 공평하다고 평판이 높았는데, 이제 법에 위반되어 처벌받게 되셨습니다. 이 일을 생각하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습니다. 바라옵건대 소녀를 관의 노비가 되게 해서 소녀의 아버님이 스스로 허물을 벗으시도록 해주옵소서."
이 글을 읽은 황제는 딸을 불쌍히 여기고 창공을 풀어주도록 했다.
정확한 진맥이 치료의 근본이다
그 후 창공은 풀려나 지비에서 휴식하며 의술을 연구하였다. 그 뒤 그의 명성을 듣게 된 황제가 하루는 그에게 이제까지 치료하고 다닌 경험을 글로 써올리도록 명령하였다. 이에 창공은 보고서를 올렸다.
방사로 인한 병
제나라의 관리였던 성이 저에게 두통을 호소했을 때 저는 진맥을 하고 "당신의 병은 이미 치료할 수 없을 만큼 악성입니다." 하며 바로 물러나왔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동생에게, "이 병은 옹으로서 앞으로 8일 후 고름을 토하며 죽을 것입니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과연 성은 예측한 대로 8일 후에 죽었는데, 그 병은 음주와 방사를 지나치게 한 결과 생긴 것입니다.
제나라 사공의 부인인 출어가 아팠을 때, 인근의 의원들은 모두 풍기가 내부에 들어갔고 주로 폐가 병들어 있다고 판단해 그녀의 다리의 소양맥에 침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맥을 짚어보니 그 병은 오줌을 참고 방사를 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저는 곧 발의 궐음맥 좌우 한 군데씩 뜸을 떴습니다. 그러자 그 부인은 오줌 색깔이 맑아졌으며 아랫배의 아픔도 그쳤습니다. 다시 화제탕을 만들어 먹이니 사흘 만에 완쾌되었습니다.
두통
치천왕이 아파서 제가 불려가 맥을 짚어보고,
"이 병은 궐상으로 중병입니다. 머리가 아프고 몸에 열이 나며 환자를 괴롭게 만듭니다."라고 말하고 바로 머리에 냉수를 끼얹으며 어루만진 다음, 발의 양명맥의 좌우에 각각 세 군데씩 침을 놓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이 나았습니다. 그 병은 머리를 감고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로 잠을 잔 것이 원인입니다.
출산 장애
또 치천왕의 첩이 임신하여 만삭이 되었건만 아기를 낳지 못하자 저를 불렀습니다.저는 낭탕약 한 숟갈을 술에 타서 먹게 했더니 잠시 뒤에 출산을 했습니다. 다시 맥을 짚어보니 맥이 시끄러웠는데, 이는 아직 남은 다른 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곧 초석을 먹였더니 피가 나왔습니다. 그 피는 콩 같은 것으로서 대여섯 개나 되었습니다.
남자를 못만나 생긴 병
제북왕을 모시고 있던 한녀라는 비첩이 허리와 등이 아프고 열이 나며 오한을 느꼈습니다. 의원들은 모두 한열병이라고 진단했지만, 제가 맥을 짚어보고, "몸이 냉하여 월경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 다음 좌약을 넣으니 곧 월경이 나오고 병이 나았습니다. 그 병은 그녀가 남자를 원하면서도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요통
제나라 왕의 형인 황장경의 집에 좋은 술이 있어 손님을 불렀을 때, 저도 가 보았습니다. 아직 음식을 먹기 전에 와 있던 한 사람을 보니 병색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병이 있습니다. 4, 5일 전에 허리가 아파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아프고 소변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병이 신장까지 깊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정말입니다. 나는 원래 허리와 등이 좀 아팠었는데, 4, 5일 전에 비가 올 때 몇 사람들이 돌을 들어 올리며 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도 한번 들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저녁 때가 되어 허리와 등쪽이 아프기 시작하여 소변을 볼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것이 낫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병은 무거운 것을 들다가 생긴 병입니다. 즉시 유탕을 만들어 복용하게 하니 18일 만에 병이 나았습니다.
충치
제나라의 중대부는 충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내가 가서 그의 왼쪽 대양명맥에 뜸을 뜨고 즉시 고삼탕으로 하루에 석 되씩 양치질을 하게 했더니 5, 6일이 지나자 병이 나았습니다. 이 병은 풍이 들고 잠자리에서 입을 벌린 채 누워 자며, 식후에 양치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발광하다 죽을 병
제나라에 사는 조산부라는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제가 맥을 진찰 한 다음 '이것은 폐의 소단이며, 그 위에 한열병이 발병한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집안 사람에게는 '불치병으로 곧 죽을 것입니다.' 하며 일러 주었습니다. 의서에 의하면 "앞으로 3일이 지나 발광할 것이다. 함부로 일어나 달리려 하지만 5일이 지나면 곧 죽는다."고 했는데, 과연 그 말대로 죽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의 병은 화를 크게 낸 후 곧바로 방사를 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제가 이 병을 안 것은 그의 맥을 짚었을 때 폐의 기운이 몹시 뜨거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맥법에 이르기를 "맥박이 정상이 아니고 약해서 막히게 되면 몸이 여위고 쇠약해진다"고 했습니다. 정상이 아니면 피는 있어야 할 곳에 없고, 막히게 되면 상하좌우에서 뒤엉켜 뛰며 별안간 시끄러워졌다가 커졌다 합니다. 이는 폐 사이의 두 낙맥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죽게 되고 고칠 수 없는 것입니다. 3일이 지나 발광한다는 이유는 본래 간의 한 맥락이 젖 아래 양명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맥락이 끊어지면 양명의 맥이 열리고, 양명의 맥이 손상되면 곧 열이 올라 옷을 벗고 달리려는 것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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