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에 숨어 있는 100가지 이야기 - 진현종
제1장 이것은 괴로움이다
스물두번째 이야기- 제바보살과 바라문의 대화
인도어로 '하늘'이라는 뜻을 가진 제바라는 이름의 보살이 남인도에 살고 있었다. 그는 지식이 매우 높고 슬기로운 학승으로 여러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번은 제바보살이 한 사원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때 근처에 살고 있던 한 바라문이 그에게 논쟁을 걸어왔다. 그는 논쟁이라면 지금까지 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언변의 소유자였다. 그는 명칭에 근거해서 사물의 실제를 탐구하는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질문을 퍼부어 끝내 대답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잘 쓰곤 했다. 그는 제바보살의 명성을 한번 꺾어보겠다는 생각에 보살의 이름인 '하늘'을 가지고 물었다.
바라문: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제바: "하늘이다."
바라문: "하늘은 누구인가?"
제바: "바로나다."
바라문: "나는 누구인가?"
제바: "개다."
바라문: "개는 누구인가?"
제바: "당신이다."
바라문: "당신은 누구인가?"
제바: "하늘이다."
바라문: "하늘은 누구인가?""
제바: "바로 나다."
바라문: "나는 누구인가?"
제바: "개다."
바라문: "개는 누구인가?"
제바: "바로 당신이다."
바라문: "당신은 누구인가?"
제바: "하늘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문답이 이어졌지만 바라문은 시종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없었다. 그때서야 바라문은 제바보살의 지식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재치 또한 대단함을 알고 패배를 인정하였다.
<대당서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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