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 홍사석
제10장 영웅의 등장
1. 벨레로폰 벨레로폰(Bellerophon)은 에퓨라(후의 코린트)의 왕 글라우코스와 에우퓨메데의 아들로, 아명은 히포누스라 하며 공적을 쌓은 후에는 벨레로폰(괴물을 죽인 자)이라 칭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떤 작가에 의하면 벨레로스라는 친형을 죽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는 친형이 죽은 후 아르고스 왕 프로이토스에게로 도피하였다. 그런데 뛰어나게 잘 생긴 벨레로폰을 본 왕비 스테노보이아가 반해 유혹하였는데, 연정을 멸시당하자 남편한테는 도리어 유혹을 당했다고 벨레로폰을 비난하였다. 프로이토스는 찾아온 손님을 죽인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여 그를 장인 리시아의 왕인 이오바테스에게 보내면서 따님에게 매우 불명예한 짓을 한 자이니 죽음의 벌을 내려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하게 하였다. 이 경우 서한의 내용은 서한을 가져가는 당사자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소식인 것이고, 그 후부터 이 같은 서한을 '벨레로폰의 서신'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오바테스는 사위의 의향에 따라 벨레로폰을 카마이라라는 사자머리에 산양의 몸체, 뱀꼬리를 가지고 불을 뿜고 있는 공포의 괴물을 퇴치하라고 명령하였다. 이 원정에서 비명에 죽기를 바라고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테나 여신의 뜻으로 벨레로폰은 말의 재갈을 받고 코린트의 페이레네 샘터에서 물을 먹고 있는 천마 페가소스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서 괴물을 퇴치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야만족 솔류미를 토벌하라고 하며 속으로 패배해 죽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토벌에서도 또다시 승리를 거두었으며, 아마존족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하였다. 세 번째 원정에서 돌아올 때는 이오바테스가 보낸 한 무리의 공격을 받는데 도리어 암살자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였다. 그러자 결백한 사람은 항상 신이 돕는다는 것을 확신한 왕은 더 이상 죽음의 책략을 버리고 도리어 서한을 벨레로폰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해명을 듣고 결백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기 딸을 주어 결혼시키고 아들이 없던 왕은 사위에게 왕위를 계승시켰다. 작가에 따라서는 벨레로폰이 천마를 타고 천상으로 날아올라 올림포스 산에 오르려 하였는데 신들이 못마땅하게 여기자 제우스 신이 곤충을 보내 말을 쏘도록 만들었다 한다. 이에 말이 요동을 치자 그 바람에 낙마한 벨레로폰은 땅에 떨어져 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그 후 죽는 날(트로이 전쟁 한 세대 전)까지 지상을 홀로 방황하였다. 그 외에도 히포다메이아라는 그의 딸은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사르페돈을 낳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