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 不知, 上, 不知, 知, 病, 夫唯病病, 是以不病, 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지, 부지, 상, 부지, 지, 병, 부유병병, 시이불병, 성인불병, 이기병병, 시이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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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알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모르면서도 안다고 하는 것은 병이다. 오직 병을 알아야만 병이 되지 않는다. 성인에게는 이와 같은 병이 없다. 그것은 자신의 병을 병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병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주
상: 가장 좋다. 병: 결점, 폐단.
해
알고 있으면서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훌륭한 태도이다. 모르면서고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여기서 안다고 하는 것은 도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도란 인간의 감각 능력을 초월한 것이므로 우리의 경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논리를 초월한 직관일 뿐이다. 성인은 도의 신비성과 불가사의함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보통 사람의 지식의 세계란 형이하의 세계에 한정되어 있다. 그것은 감각할 수 있고 구체화될 수 있는 상식의 세계인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상식의 세계에 만족해하며 그것을 진리 인양 과신하고 있다. 그러나 상식의 세계, 경험의 세계를 있게 하는 것은 형이상의 세계 즉 도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를 체득할 수 없는 사람들의 지식은 막연한 억측과 주먹구구식의 판단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개인적 편견과 기호에 좌우되는 것이기도 하다. 근원적인 것에 대한 자각이 없이 자신의 지식에 세계를 진리의 세계로 확신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인 병폐요 폐단이다. 병폐를 병폐로 알고 있으면 즉 자신의 근원적인 것에 대한 무지와 무력을 자각할 수 있다면, 그것은 결코 병폐가 되지 않는다. 성인은 도의 신비성과 불가사의함을 깨닫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병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말하고 있다. '유야! 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마.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니라!' (논어 위정편) 그러나 노자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아는 것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그가 근원적인 것에 대한 인간 인식의 한계성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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