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은 항상된 마음이 없다. 백가지 성의 마음들을 마음으로 삼을 뿐이다. 좋은 사람은 나도 그를 좋게 해주고, 좋지 못한 사람이라도 나는 또한 그를 좋게 해준다. 좋음이 얻어진다. 믿을 만한자는 나도 그를 믿고, 믿지 못하는 자라고 해도 나는 또한 그를 믿는다. 믿음이 얻어진다. 성인이 천하에 있을 때 화해롭다. 하늘 아래에 그 마음을 혼돈되이 한다. 백가지 성의 사람들 모두 그 귀와 눈을 주목한다. 성인은 모두 그들을 어린아이로 만든다.
해석
성인은 자신의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무수한 사람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백가지 성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말을 한다. 자신들의 이익이나 권리를 주장한다. 이때에 지도자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 그들의 말을 공평하게 들을 수 없다. 고정관념을 가지고 들으면 치우치게 된다. 그것은 분열을 가지고 온다. 공평하게 듣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가져서는 안된다. 지금의 법관들이 가져야될 자세이다. 어떤 사람을 죄인이라고 생각을 하고 바라보면 그의 죄상만 보게 될 것이다. 그의 일부분을 보고 그를 평가한다. 이것은 좋지 않은 자세이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수 있게 자신의 마음을 열어놓아라.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자신또한 그를 좋게 보고, 다른 사람이 그를 좋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여도 그는 좋게 본다. 처음부터 선입관을 가지고 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말에 가려서 그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사람의 단면만 보았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선입관을 가지고 보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믿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성인은 중간자이다. 다리이다. 두 개의 분열된 집단이 있다. 그들은 서로를 적대시 한다. 그때 성인은 다리를 놓는 자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서로에게 서로의 입장을 전달 할 수 있는 것이다. 극단에 이른 서로의 마음을 성인은 화해시키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신의 마음은 혼돈스러운 것이다. 혼돈이란 구분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선입관을 가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자세로 사람을 대하면 모든 사람과 말이 통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차츰 그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그를 주시한다. 왜냐하면 그야 말로 선입관을 가지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고,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때 성인은 이들을 어린아이로 만든다. 어린아이는 어떤 상태인가. 선입관을 가지지 않은 혼돈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성인은 이들에게서 선입관을 배제시킨다. 선입관이 사라진 상태를 노자는 어린아이로 표현 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글 가장 새로운 글 노자 - 김석환 저
49.
성인에게는 일정 불변한 마음이 없으므로, 천하 만백성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는다. 착한 사람을 나는 착하게 대한다. 착하지 못한 사람도 나는 착하게 대한다. 그렇게 하면 모두 덕과 착함을 갖추게 된다. 믿음성이 있는 사람을 나는 믿음으로 대한다. 믿음성이 없는 사람도 나는 믿음으로 대한다. 그렇게 하면 모두 덕과 믿음성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성인은 천하에 대하여 자신의 집착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천하의 마음과 혼연일체케 한다. 그렇게 하면 백성들의 귀와 눈은 성인에게 쏠린다.
주
상심: 고정된 마음, 집념, 일정 불변한 마음, 아집. 덕선, 덕신: 성인은 착한 사람이나 착하지 않은 사람이나 다 선의로 대한다. 그의 무차별한 덕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다 선하고 믿음성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흡흡: 마음을 비우고 아집을 버린 상태. 이런 상태에서는 천하의 모든 것을 차별 없이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흔기심: 천하 만민과 혼연일체된 마음. 선악에 의한 애증도 친소에 의한 차별도 모두 초월하여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선의로 대하는 마음을 뜻함. 주기이목: 이 세상 모든 백성들이 성인의 선의와 포용력을 알고 그에게 관심을 쏟는다는 뜻임. 해지: 어린아이로 대우한다. 무지, 무욕의 순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게 한다는 뜻임[왕필의 주석 참조]
해
성인에게는 고정된 마음이 없다. 아집과 편견과 선입관을 그는 일찌감치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 만백성의 마음을 살펴 그것을 자신의 마음으로 한다. 성인은 선한 사람도 선하지 못한 사람도 다 선의로 차별 없이 대우한다. 성인은 도를 체득한 사람이다. 도의 초월적인 입장에서 보면 선이니 악이니 하는 것은 인간의 상대적 가치 판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도는 이와 같은 세속적 가치판단에 대아여 중립이다. 도와 하나가 된 성인이 임금이 되어 이 세상을 다스릴 때 자신의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이 세상의 만백성의 마음과 혼연일체가 된다. 그는 선인도 불선인도 신의가 있는 사람도 신의가 없는 사람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우한다. 백성들은 자연히 임금의 거동에 관심을 쏟게 된다. 성인은 천하 만백성을 무지 무욕의 상태에 머물러 있게 보살펴 준다. 이렇게 성인은 차별 없이 덕을 만백성에게 골고루 베풀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하늘의 이법이 선한 사람의 밭에도 선하지 못한 사람의 밭에도 골고루 단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하늘의 이법에 사사로운 친소, 후박, 애증이 없듯이 성인의 덕화도 만백성에게 차별 없이 미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