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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영토'에 앉아 - 박영교
1.
가깝게 있어도 멀리 느껴지는 사람
먼 곳에 앉아 있어도 아주 가깝게 있는 이
사람 맘
어디서 시작되는 걸가
아무리 제어해도 안 된다.
2.
넌 나에게 산 첩첩 골 깊은 사람인가
골 푸른 살 메아리 진한 물 소리 같은 사람
살면서
어둠 헤치고
산골 밝은 목소리.
3.
겨울이라고 내 마음엔 흰눈 얹어 자리 잡을까
들길에 하루 종일 푸른 빛살 나르더니
풍경화
그늘을 지우며
뚝뚝 녹아 듣는 낙수.
4.
부석사 길 빙판 위를 오늘 손님 태우고 간다.
석축이며 석등 불상, 백팔계단 오르는 번뇌
발자국
가득히 채우는
무량수전 무거운 와가(瓦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