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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쩍새 追億 - 김동직
안개 낀 뒷동산에 소쩍새 울어대고
달무리 붉게 타면 흉년이 들었다며
새벽녘 이슬을 털고 별을 줍던 그 시절.
초여름 보리밭에 풀물만 들여놓고
어머니 시집올 때 가마 타고 울었다며
길들인 가난을 접고 추억 속에 잠긴다.
땀내 난 마늘 한 접 십리 장터 이고 나와
어쩌다 고기 한칼 토방 위에 올린 날은
철이 든 자식들 앞에 허풍선이 약이었다.
상머리 주름잡던 그 생각을 들춰가며
돋보기 먼발치 지는 놀을 훑다가도
그래도 그때 그 시절 좋았노라 우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