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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대추 따는 날 - 양만규
대추를 따는 날은 온 동네의 잔칫날
차일도 안 쳤는데, 철이 돌이 모두 온다
소문이 어찌 났는지 하늘 높이 해도 맑다.
머리통 갈겨 대도 주머니는 불러 오고
씹지 못할 주제에 신이 나는 누렁이
눈매가 제일로 고운 순이 치마가 무겁다.
아버지의 헛기침에 바지랑대 소리 높고
통째 씹어 넘기려도 혀가 녹는 대추들이
우두둑 소나기처럼 온 마을에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