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 말입니다’
요즘 군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한 편이 화제이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쓰는 말투 ‘-지 말입니다’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말투는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유행어가 되었다.
최고의 제품이지 말입니다.
역시 봄에는 꽃구경이지 말입니다.
오늘 일찍 퇴근하지 말입니다.
이 ‘-지 말입니다’는 군대의 화법에서 왔다. 군대에서 해요체를 못 쓰게 하기 때문에 ‘-지요’와 같은 말 대신 ‘-지 말입니다’가 쓰였다는 것이 통설이다. 지금은 그 쓰임이 줄었다고 해도 한동안 군대에서 이 말투가 상당 기간 사용되었다. 이 군대식 화법이 드라마를 통해 일반 사회에 전파되어 일시에 유행어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 화법의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리말의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다만 유행어는 말 그대로 유행어일 뿐이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또 유행어는 지루한 언어생활에 양념 구실도 하는 장점도 있다. 그러니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 ‘-지 말입니다’의 유행이 잘못된 병영 언어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도 같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국방부는 병영 언어문화 개선 지침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른바 ‘다나까’ 말투만 너무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해요’체를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개선 지침이 나온 때가 화제의 드라마 첫 방영일과 같은 날이다.
병을 앓고 나면 건강한 면역력이 생긴다. 그렇듯이 어법에 어긋난 말투 ‘-지 말입니다’의 유행이 뜻하지 않게도 군대의 경직된 언어문화를 치료하는 좋은 약이 되지 않을까 싶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80,581 | 2006.09.1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26,760 | 2007.02.1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41,178 | 2006.09.09 |
3626 | 성씨(姓氏)의 장단음 | 風文 | 807 | 2024.11.08 |
3625 | 흙밥과 흙수저 | 風文 | 832 | 2024.11.08 |
3624 | 불규칙용언 (2) -시옷불규칙용언, 디귿불규칙용언 | 風文 | 705 | 2024.11.06 |
3623 | 외래어의 받침 | 風文 | 643 | 2024.11.06 |
3622 | 손글씨 | 風文 | 659 | 2024.11.04 |
3621 | 불규칙용언 (1) | 風文 | 771 | 2024.11.04 |
3620 | 받침과 대표음 | 風文 | 692 | 2024.11.01 |
3619 | 간식(間食)의 순화어 | 風文 | 688 | 2024.11.01 |
3618 | 모음조화 | 風文 | 645 | 2024.10.28 |
3617 | 관용구와 속담 | 風文 | 724 | 2024.10.28 |
3616 | 고급지다 | 風文 | 754 | 2024.10.25 |
3615 | 고유명사의 띄어쓰기 | 風文 | 753 | 2024.10.25 |
3614 | 단위명사 | 風文 | 1,321 | 2024.10.24 |
3613 | 혼밥과 혼술 | 風文 | 1,209 | 2024.10.24 |
3612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4) | 風文 | 1,346 | 2024.10.23 |
3611 | ‘김밥’의 발음, 어떻게 할 것인가 | 風文 | 1,256 | 2024.10.23 |
3610 | 웃프다 | 風文 | 841 | 2024.10.22 |
3609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3) | 風文 | 730 | 2024.10.22 |
3608 | 아저씨 | 風文 | 805 | 2024.10.21 |
3607 |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2) | 風文 | 928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