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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넘어, 어깨너머
바둑의 고수들에게 입문 과정을 얘기해 달라고 하면 대부분 어깨너머로 배웠다고 말한다. 바둑 천재로 불리는 이창호 역시 기력 10급의 할아버지께서 벌이던 대국을 보면서 처음 바둑을 접했다고 한다. 오랜 관전을 통해 검은 돌과 흰 돌이 교차하며 승부를 가르는 반상을 읽는 수를 익혔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두는 바둑을 어깨너머로 배워 바둑돌을 잡았고, 바둑돌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당할 자가 없게 됐다"처럼 쓰는 '어깨너머'는 남이 하는 일을 옆에서 보거나 듣거나 하는 것을 뜻한다. 주로 '어깨너머로'의 꼴로 사용하는데 이를 '어깨 넘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종이비행기가 그의 어깨 넘어 저 멀리 날아갔다"처럼 동작을 나타낼 때의 '어깨 넘어'와 '어깨너머'는 다르다. "그의 어깨 너머로 새파란 바다가 보였다"와 같이 누군가의 '어깨 너머'에 있는 공간의 개념으로 쓰인 말도 아니다. '어깨너머'는 '옆에서 보고 들어서'라는 뜻으로 굳어진 관용어로서 붙여 써야 한다. 이렇게 어깨너머로 배운 글을 '어깨너멋글', 그렇게 공부한 사람을 '어깨너머문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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