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별 볼 일 없는 미국이다. 시위 현장은 상점이 불에 타고 털리고, 마트의 식료품은 바닥이 나고, 차량은 모조리 부수고 태우는 게 미국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시위 현장은 참여한 국민이 쓰레기를 다 치우는 이상한 장면이 연출된다. 이미 시민의식은 선진국을 넘어섰다. 몰지각한 것은 정치인이다. 국민이 선출했는데 할 도리를 하고 있지 않다. 국민은 그들에게 1인당 수억 원의 세금을 바치고 있다. 그 돈으로 잘 먹고 잘산다. 부를 축적하고 국가 정보에 가까워 부동산이나 주식의 수입도 대단하다. 2년 만에 20억을 번 놈도 밝혀졌다.
국민은 봉인가? 노예인가? 중요한 변화가 있다. 수십 년을 국민의 힘에 끌려다니던 대구가 그리고 부산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바람직한 판단이다. 간단하다. 상식선에서 정치를 바라보면 된다. 우리네 장바구니를 보호해 주길 아주 단순한 염원을 지켜주면 된다. 그것이 대의 정치의 표본이다. 오랜 세월 어느 정권도 국민을 못살게 두면 패망했다.
나는 2년 전에 윤석열의 무식함을 경고했다. 임기를 채우기 힘든 인물이라고 썼다. 그 글이 아직 남아 있다.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고, 더 혁명적인 국민의 마음이 지금 발동했다. 나는 할아버지를 봤다. 손에는 촛불이 들려있다. 웬만하면 울컥하지 않는데 그 할아버지를 보고 나는 울었다.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친구삼아 주무셔야 하는데 이 추위에 왜 길거리에 나오셨나. 군인이 총칼을 들고 국회로 온 것을 처음 본 것이 아닐 것이다. 매우 슬펐다.
현재 ‘국민의 짐’은 내정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다. 범인들이 국정을? 그걸 누가 믿나. 수많은 언론인이 방송계에서 축출당하고 야지에서 활동 중이다. 의식 있는 국민은 더 이상 지상파 뉴스를 보지 않는다. 미디어를 선택해서 본다. 특히 KBS는 가장 썩은 방송 공사다. 특이한 것이 이번 촛불은 학생이 참여했다는 일이다. 취업전선, 취업학교를 다니다가 이제야 밖으로 나왔다. 대학생은 큰 배움이 아니라 이젠 졸업장을 필요로 한다. 취업 말고는 답이 없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대학은 취업학원이 됐다. 미안하기도 하고 늦었지만 거리로 나온 것을 환영한다.
어차피 끝나는 정권이다. 누가 누구를 응원하는가를 가려야 한다. ‘정도’라는 말은 적어도 양심이 긁히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BBC 등 많은 해외 언론사가 이번 계엄을 녹화방송했다. 전세계적으로 창피하고 많은 나라가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함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 몇십 년을 노력했는데 하루아침에 나라의 신용도는 추락했다. 우리나라 국민처럼 착한 사람들이 전 세계 어디에 있나. 핸드폰이나 노트북을 두고 화장실에 가도 훔쳐 가는 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로 전 세계로 소문이 났던 국민이다.
늘 이야기했던 ‘투표 똑바로 해라’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전국적인 요동에 바른길을 선택하고 민주주의가 뭔지, 왜 형들과 누나들이 총칼에 쓰러졌는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목에 총구가 들어와야 따르겠는가? 머저리 소리 듣기 싫다면 일어나라. 그리고 촛불 챙겨 나가라. 후대에 물려줄 유산을 자랑스러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