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2,741 추천 수 11 댓글 0
욕망의 나무 - 송길자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천(千) 개의 나로 태어났던가.
자라면서 가지 벋친 수천 개의 내가 너무 버거워
그때부터 하나 둘씩 나를 전지(剪枝)했느니
무거운 양 어깨와 고개가 땅에 끌려
날마다 파고(波高) 높은 그 무한 욕망에 갇히어
천 개의 발을 내디딜 적마다 만근(萬斤)이었느니
수없는 전지 끝에도 아직도 내가 남아
어디라 가리지 않고 불쑥불쑥 나타나서
가다간 섬뜩하여 자주 발길 멈추었느니
산다는 것은 자생(自生)하는 그 천 개의 나를 다스려
하나의 온전한 나를 갖기 위한 것
그리하여 알몸으로 오듯 갈 때에도
하릴없이 알몸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오늘도 사정없이 툭툭 전지를 한다.
날마다 뻗어 있는 그리움
자라나는 역병(疫病)의 가지를
번호 | 제목 | 글쓴이 |
---|---|---|
공지 | 우리시 시조의 이해 | 바람의종 |
1044 | 가을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3 | 선택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2 | 인생 - J에게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1 | '물때회'에 부쳐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0 | 평상심 - 신현필 | 바람의종 |
1039 | 반추 - 신현필 | 바람의종 |
1038 | 그대에게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7 | 표상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6 | 아버지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5 | 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4 | 가끔은 산에 올라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3 | 일상의 노래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2 | 담백한 날을 위하여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1 | 끝은 시작이어라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0 | 불이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29 | 나무거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28 | 겨울편지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7 | 에밀레보다 푸른 사랑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6 | 가을편지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5 | 슬픔처럼 비가 내리고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4 | 한 잔의 인생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3 | 마음 한 장 - 김민정 | 바람의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