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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 이도현
도심 한자락에 고추잠자리 날아들면
산기슭 양지쪽엔 하얀 꽃이 다투어 핀다
구절초 그 이름으로
가을산을 알린다.
때로는 저만치 혼자서만 피는 꽃
은성했던 봄날의 진초록꿈 회상하며
비탈길 바람밭에서
불러보는 노래여.
마른 잎 여윈 줄기 누렇게 바랜 채
한 뿌리 쏟은 정을 딛고서는 절의여
찬이슬 이겨내면서
향을 뿜는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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