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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묵상 - 이채란
다 떠나간 자리
두고간 향긋한 체온
우리 둘 걸린 옷자락
아 무상도 걸렸을까
창밖엔 두어 자락 구름
나무 위에 얹혀있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피와 땀 얼룩진 활자
수행자 인격자 위선자
당신은 미소 띤 하늘
찌들은 마음 감추인
내 눈물은 정토(淨土)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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