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반쯤 일어난다. 5분 정도 앉아 있다가 칫솔을 찾아 일어난다. 샤워를 시작한다. 끝나면 새로 잡은 책의 진도를 살피고 쓰던 글의 끝부분을 다시 읽어본다. 이어 써야 하니까. 그리고 필수적으로 매일 읽는 책들을 꺼낸다. 한 권을 한 번에 읽지 않는다. 여러 권을 나누어 읽는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커피를 타러 간다. 드립 향은 잠을 몰아낸다. 새벽의 이 씁쓸한 향을 아주 좋아한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다 한 시간 정도 뒤, 쉬는 시간에 커튼을 걷고 창문과 현관을 열어 환기한다. 그러면 밝음이 어둠을 밀어내고 있다. 마치 비가 내리기 전 그 흐릿함과 똑같다. 보기 좋다. 모내기가 끝나고 서서히 벼들이 노란빛을 띠기 시작했다. 곧 잘려 나가고 예쁘게 포장되어 내 집 안으로 들어 올 것이다. 기지개를 켠다. 세탁기에 세탁물이 있나 확인하고 화분에 물을 준다. 청소를 시작하고 먼지 하나 남기지 않는다. 되도록 보이지 않는 곳부터 청소한다.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을 빨아대며 다시 커피를 마신다. 이 의자는 아주 편안하다. 그대로 잠이 든 적도 있다. 이것이 하루를 시작하는 나고 이런 시작을 아주 좋아한다. 변하면 불편함을 느낀다.
지금 나는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을 빨아 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