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늘 4시 반에 일어나요.
그런데 오늘 새벽 지갑을 찾는 데 있어야 할 자리에 없어요.
오늘 오랜만에 돈 쓸 일이 있어 어제 돈을 찾았거든요.
집이 큰 것도 아니고 박박 긁어 찾는 데 없어요.
잘 챙긴다고 소문난 녀석이 그런 멍청한 짓을 할 리가 없는데….
생각했죠. 윗동네에 사는 친구가 있거든요.
‘이 새벽에 전화하면 사자로 변할 텐데 어쩌지,’ 하다가
5시쯤 줘 터질 각오로 전화했죠. 이미 차는 출발을 했고요.
“야! 우리집 가서 내 지갑 좀 찾아봐!”
“......”
“듣냐?”
“아이 난 또 뭔 큰 일난 줄 알았네. 알았어.”
하더니 30분 뒤에 카톡이 옵니다
"찾았어. 플라스틱 분리수거함 위에 잘 자고 있더라. 지갑도 버리게? 근데 뭔 현금이 이렇게 많냐? 요즘 누가 현금 쓰냐?”
“역시 넌 천사야! 오후에 보자”
전 카톡으로 뭘 먹고 싶냐고 물어봤죠. 그리곤 편하게 일을 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 돈은 녀석의 딸과 아들에게 줄 세뱃돈입니다.
저의 걱정은 늘 의외로 매우 짧아요.잃어버렸다면
차근차근 카드들 재발급받는 일도 새 카드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고
돈이야 기부했다고 치면 되니까요.
왜냐면 사람이 어찌할 수 없어요. 이미 벌어진 현실이고
걱정한다고 지갑이 돌아와 “주인님! 지예유.” 하겠어요?
지갑도 바꾸고 좋잖아요. 걱정을 없애는 시간이 아주 짧아요.
우리는 늘 걱정 속에 삽니다.
입학, 시험, 입대, 학교, 취직, 사업, 돈, 먹을 음식, 결혼, 출산….
끝없는 걱정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걱정해서 해결되는 일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