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단광칠은 아마추어가 아닌 판소리 등 각 분야를 전공한 예술가들입니다. 각 전공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신 국악단이죠. 외국공연도 많고 인기가 좋습니다. 황해도 민요와 굿을 섞은 음악입니다. 징을 치는 리듬을 듣고 굿이라고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뒤져봤더니 맞더군요. 음악을 듣다 보면 사물놀이같이 빠져듭니다. 청년들의 도전이 아름답습니다.
예전에 판소리의 구조에 대해 공부하다 굿에 빠진 적이있죠. 비석같은 돌덩어리 연구하는 것보단 재미납니다.
굿은 신을 부르는 의식입니다. 먼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신을 ‘초빙’ 하고 신이 내려와 보고 신나게 놀만 한자린지 맛있는 건 좀 차려져 있는지 살핍니다. 그리고서 신내림을 받은 무당과 ‘접신’을 합니다. 신명 나게 노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라 믿고 사명을 다해 끝까지 신나게 해야 합니다. 그동안 자녀가 아프다든지 농사가 잘되게 해달라든지 무당이 의뢰인의 사정을 은근슬쩍 신에게 말을 합니다. 구역을 담당하는 신이 기분이 좋으면 들어 준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더 시끄럽고 왁자지껄 크게 놉니다. 울면서 하소연도 합니다. 과정을 거쳐 보낼 때가 되면 ‘송신’을 하며 다음에 또 보자고 인사합니다.
민속의 신들은 어느 나라나 많습니다. 인도, 일본 등 신사가 있고 신사마다 모시는 신들이 다릅니다. 수백에서 수천 가지 신이 있습니다. 비행기나 너구리도 신이 됩니다. 그래서 일본엔 이상한 신을 모신 신사가 많죠. 우리가 아는 그리스 신화에도 많은 신들이 나오죠. 철학의 출발 이전엔 신들이 민간의 삶을 좌우지했습니다. 수천 년간 신들이 우리를 살게 해줬다고 지금도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려사에는 지방에 부임한 관리가 그 지방을 담당하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벼슬을 내려놓는 장면도 나옵니다.
국문학에선 소중한 무형문화재로 구비문학 갈래에 들어갑니다. 사당놀이패와는 다르죠. 전설이나 신화가 뒤섞인 형태입니다. 소중한 우리 자산이고 이렇게 시대에 맞게 크로스오버하는 청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국악의 세계화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굳이 신을 믿는다는 것보단 지금은 그저 재미로 하는 액땜도 있고 악몽에 시달리다 굿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내림이 있기는 하지만 받는 사람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죠.
유교가 국교였던 조선시대에 사대문 밖으로 무당을 몰아내라 명이 떨어지자 무당들이 이사 간 곳이 신당동입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무당촌이란 뜻이죠. 거기가 왜 떡볶이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