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6호 2023.6.16 금요일 (음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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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어느 정도 현실 속에 도입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현명한 정부의 비결.
― 빅토르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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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바’와 ‘롯리’
요즘 학생들은 줄여 만든 신조어를 스스럼없이 사용한다. 자신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말을 짧게 줄여 쓰는 것이다. ‘파바’는 ‘파리바게트(Paris Baguette)’을 줄인 말로서, ‘파리’와 ‘바게트’의 첫 음절 ‘파’와 ‘바’를 따서 만든 말이다. 이런 말로는 ‘미피’와 ‘배라’를 더 들 수 있다. 이 또한 각각 ‘미스터피자(Mr. Pizza)’와 ‘배스킨라빈스(Baskin Robbins)’ 등에서 그것을 구성하는 말의 첫 음절을 따서 만든 말이다. 이런 줄인 말은 짧게 두 음절로 된 경우가 많다.
한편 ‘롯리’는 ‘롯데리아(Lotteria)’을 줄인 말이지만 ‘파바’와는 그 성격이 좀 다르다. ‘롯데리아’는 ‘롯데(Lotte)’와 ‘카페테리아(cafeteria)’의 혼성어로 ‘롯데’와 ‘리아’로 구성된 말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간결성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짧게 두 음절로 줄여 만든 말이다. ‘아디다스(Adidas)’와 ‘맥도날드(MacDonald)’의 줄인 말인 ‘아다’ ‘맥날’ 등도 똑같다.
이런 줄인 말은 ‘연세대학교(延世大學校)’와 ‘국제연합(國際聯合)’의 한자어를 각각 ‘연대’와 ‘국련’으로 줄인 말에서 유추된 것이다. 줄인 말이란 대개 사람들 간에 서로 공유된 것이나 그 뜻이 쉽게 이해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런데 ‘파바’와 ‘롯리’ 같은 줄인 말이 학생들끼리의 대화에서야 편리할지 몰라도 다른 세대와의 대화에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로막을 수 있다. 학생들이 이 점을 알아 줄인 말의 사용을 자제했으면 좋겠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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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삼매 - 한용운
하늘의 푸른빛과 같이 깨끗한 죽음은
군동(群動)을 정화(淨化)합니다.
허무의 빛인 고요한 밤은 대지에 군림하였습니다.
힘없는 촛불 아래에 사리뜨리고 외로이 누워 있는 오오, 님이여!
눈물의 바다에 꽃배를 띄웠습니다.
꽃배는 님을 싣고 소리도 없이 가라앉았습니다.
나는 슬픔의 삼매(三昧)에 '아공(我空)'이 되었습니다.
꽃향기의 무르녹은 안개에 취하여 청춘의 광야에
비틀걸음치는 미인이여!
죽음을 기러기 털보다도 가볍게 여기고,
가슴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얼음처럼 마시는
사랑의 광인이여!
아아, 사랑에 병들어 자기의 사랑에게
자살을 권고하는 사랑의 실패자여!
그대의 만족한 사랑을 받기 위하여 나의 팔에 안겨요.
나의 팔은 그대의 사랑의 분신인 줄을 그대는 왜 모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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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눔 → 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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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동주(吳越同舟)
吳:오나라 오. 越:넘을/월나라 월. 同:한가지 동. 舟:배 주.
[동의어] 오월지쟁(吳越之爭), 오월지사(吳越之思).
[유사어] 동주상구(同舟相救), 동주제강(同舟濟江), 호월동주(胡越同舟), 오월지부(吳越之富).
[참조] 와신상담(臥薪嘗膽). [출전]《孫子》〈九地篇〉
적대(敵對) 관계에 있는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뜻. 곧
① 서로 적의를 품을 사람끼리 같은 장소?처지에 놓임. 원수끼리 함께 있음의 비유.
② 적의를 품은 사람끼리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서로 도움.
《손자(孫子)》라는 책은 중국의 유명한 병서(兵書)로서 춘추 시대 오나라의 손무(孫武)가 쓴 것이다. 손무는 오왕(吳王) 합려(闔閭) 때 서쪽으로는 초(楚)나라의 도읍을 공략하고, 북방 제(齊)나라와 진(晉)나라를 격파한 명장이기도 했다.
《손자》〈구지편(九地篇)〉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병(兵)을 쓰는 법에는 아홉 가지의 지(地)가 있다. 그 구지 중 최후의 것을 사지(死地)라 한다. 주저 없이 일어서 싸우면 살길이 있고, 기가 꺾이어 망설이면 패망하고 마는 필사(必死)의 지이다. 그러므로 사지에 있을 때는 싸워야 활로(活路)가 열린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필사의 장(場)에서는 병사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유능한 장수의 용병술(用兵術)은 예컨대 상산(常山)에 서식하는 솔연(率然)이란 큰 뱀의 몸놀림과 같아야 한다. 머리를 치면 꼬리가 날아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벼든다. 또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이처럼 세력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
옛부터 서로 적대시해 온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吳越同舟]’ 강을 건넌다고 하자.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큰바람이 불어 배가 뒤집히려 한다면 오나라 사람이나 월나라 사람은 평소의 적개심(敵愾心)을 잊고 서로 왼손/오른손이 되어 필사적으로 도울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전차(戰車)의 말[馬]들을 서로 단단히 붙들어 매고 바퀴를 땅에 묻고서 적에게 그 방비를 파괴당하지 않으려 해 봤자 최후의 의지가 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의지가 되는 것은 오로지 필사적으로 하나로 뭉친 병사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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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 5장 포르큐스-괴물의 출생
2. 세이렌
세이렌(Sirens)은 미녀의 얼굴과 새의 몸체를 가진 괴물 요정이다. 호메로스 이후 여러 작가가 기술한 세이렌은 뮤즈 멜포메네와 강의 신 아켈루스, 혹은 아켈루스와 스테로페(플레이아데스의 한 명) 사이에서 낳은 딸들이라 한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아켈루스와 뮤즈 테르프시코레, 혹은 포르큐스와 케토가 낳았다고도 한다. 리바니우스에 따르면 헤라클레스에게 부상을 당한 아켈루스의 핏방울에서 출생하였다고 한다. 호메로스의 '오듀세이아'에는 두 세이렌이 처음 등장하나, 그 후 전승에서는 3자매 세이렌(리게이아.레우코시아.파르테노페 혹은 아글라오페메.몰페. 텔크시에페이아)이나 4자매 세이렌이 등장하였다. 신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그들은 뛰어난 음악가로서 삼중주 또는 사중주를 연주하였다. 아폴로도로스에 의하면 한 명은 수금, 한 명은 노래, 또 한 명은 플루트를 불었다.
옛적 전승에는 세이렌은 지중해의 한 섬에 살았는데, 아름다운 노래로 근처를 지나는 배의 선원들의 혼을 빼앗아 조난시킨 후 물에 빠져 정신이 나간 선원들을 먹어치웠다고 한다. 아르고 호 선원들이 이 세이렌의 유혹을 물리치고 무사히 항해할 수 있었던 것은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월등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오듀세우스의 경우는 키르케의 말을 받아들여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아 아무것도 듣지 못하게 하고 자신은 돛대에 묶어 놓도록 한 후 혼자서만 세이렌의 노래를 들었다. 참으로 효과적인 예방책이 아닐 수 없었다. 오듀세우스가 그 감미로운 노래에 참을 수 없어 선원들에게 배를 정지시킬 것을 명령하였으나 아무도 듣지 못하므로 응하지 않아 무사히 죽음의 해안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오듀세우스의 책략에 세이렌은 극도로 낙담한 나머지 몸을 바다에 던져 자멸하고 말았다 한다. 시칠리아에는 세이렌이 투신했다고 하는 시레니스 해안이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카프레아이 섬 근처의 시레눔 스코풀 리가 그 곳이라고 주장하였다. 어떤 사람은 세이렌은 시칠리아의 음탕한 여인들인데 매음을 일삼고 외래인들을 주색에 빠뜨린 한 무리의 여자들의 이야기라고도 보았다. 현재 경보를 울리는 호적을 사이렌(siren)이라 한다.
하르피아이
약탈.납치라는 뜻을 가진 하르피아이(Harpyiae)는 신화상 날개 달린 낭자로 하반신은 독수리 모습이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타우마스(폰토스의 아들)와 엘렉트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이며 아엘로(폭풍, 질풍), 오큐페테(날랜 비상), 포두르게(발 빠름) 및 켈라이노(암흑)가 그 자매들이다. 하르피아이는 여자 얼굴을 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새로 표현되는데, 이리스도 그들의 자매라고 하며 항상 헤라 여신 뒤에 대령하고 폭풍우가 지나갔음을 알리기 위해 아름다운 무지개로 표출되기도 한다. 아르고 호 선원이 스트로파데스에서 만남 노인 피네우스의 이야기 속에서 하르피아이는 매번 음식을 약탈하며 행패를 부리는 맹금으로 묘사되고 있다.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는 일행이 스트로파데스 섬에 정착하려다 괴물여인 하르피아이와 맞닥뜨리자 정착을 포기하고 떠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호메로스의 '오듀세이아'에도 하르피아이는 폭풍을 일으키는 괴물로 등장한다. 이 괴물은 크레타에서 제우스의 개를 훔친 죄로 아내와 함께 죽임을 당한 판다레오스의 두 딸 클레오테라와 메로페를 납치하여 복수의 여신인 에리뉴에스의 하녀로 삼게 하였다고 한다. 당시 고아가 되었던 두 딸은 헤라와 아테나, 아르테미스 및 아프로디테 등이 잘 돌봐주고 있었는데 아프로디테가 두 아이의 결혼문제로 제우스를 찾아간 사이 납치 당한 것이다. 하르피아이의 원천은 바람에서 연유한 것 같고 유령의 성격을 지니는데 바람과 망령은 어원적으로 같거나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판다레오스 전승에서는 서풍신 제퓨로스와 하르피아이가 교합하여 질풍처럼 달리는 아킬레스의 신마 크산토스와 발리오스를 생산하고, 디오스쿠리의 말 플로게오스와 하르파고스도 낳았다고 한다.
고르곤
고르곤(Gorgons)은 포르큐스와 케토 사이에서 태어난 소문난 3자매로, 각각 스테노, 에우류알레, 메두사라 하는데 메두사만 빼고 모두 불사신이다. 자매들은 뱀이 엉킨 머리, 청동으로 된 손, 황금색의 날개, 튀어나온 혀를 지니고 몸을 뚫리지 않는 용의 비늘로 덮여 있었으며 이빨은 멧돼지 어금니 같고, 눈빛이 닿은 동물이나 인간을 돌로 만들어 버리는 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비디우스(기원전 43~ 서기 17)에 의하면 메두사만이 괴력을 발휘하는 안광과 뱀으로 엉킨 머리를 가졌는데 머리칼은 아테나 여신의 분개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 한다. 즉 메두사를 사랑하게 된 포세이돈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테나 신전에서 정사를 하는 모독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원래 메두사는 미모가 출중하였고 특히 그녀의 빛나는 타래머리에 포세이돈이 반하였으므로 여신은 그녀의 머리칼을 뱀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물론 불사신인 신들까지도, 포세이돈만 제외하고 모두 메두사를 두려워하였다.
단수형으로 고르곤을 말할 때는 메두사만을 지칭한다.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큘로스에 의하면, 두 자매는 단 하나의 치아와 한 개의 눈을 서로 돌려가며 이용하였기 때문에 페르세우스는 메두사가 다른 자매에 눈을 돌려주고 있을 때 메두사의 목을 잘랐다고 한다. 또 다른 작가는 페르세우스가 고르곤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헤르메스가 제공한 작은 낫을 들고 아테나가 빌려준 거울로 메두사의 안광을 피하며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한 페르세우스는 날개 달린 샌들과 상대방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하데스의 마술모자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메두사로부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도 한다.
어쨌든 페르세우스는 힘든 탐험 끝에 메두사의 머리를 아테나 여신에게 상납하였고 여신은 그 메두사의 안광을 자신의 방패 아이기스에 고정시켜 무기로 사용하였다. 아폴로도로스에 의하면 메두사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 중 좌측 정맥에서 받은 것은 맹독성으로 생명을 잃게 하는데 이것을 아테나가 갖고, 우측 정맥에서 받은 피는 생명을 소생케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의신 아스클레피오스가 사용하였다고 한다. 다른 이야기로는 페르세우스가 고르곤을 정복한 다음 에티오피아로 날아 가는데 메두사의 머리에서 떨어진 핏방울이 뱀으로 화신하여 그 후에는 리비아 사막에도 뱀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메두사는 최후를 맞을 당시 이미 포세이돈의 아이를 회임하고 있었는데, 상처의 피에서 날개 달린 천마 페가소스가 태어났고, 황금검을 든 크류사오르가 나타나 이 페가소스를 타고 천상을 달렸다 한다.
페르세우스의 메두사 정벌에 수식하여 고르곤 자매와는 별도로 그라이아이(회색 노파) 3 자매가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다 여기서는 페르세우스가 처음으로 만난 것은 그라이아이 3자매로 에뉴오, 페프레도 및 디노라고 하였다. 이 세 자매는 눈 하나와 이빨 한 개를 서로 돌려가며 이용하였는데 한 명이 이것들을 사용하고 있을 때는 나머지 두명은 잠을 잤다. 이들 그라이아이는 고르곤을 지키고 있있기 때문에 고르곤을 만나려면 먼저 그라이아이의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이에 페르세우스는 그라이아이의 눈을 빼앗아 고르곤의 거처를 알아내고 마침내 고르곤을 처치하였다. 다른 설에는 고르곤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샌들과 하데스의 모자 및 그 외 장비들이 든 자루가 필요하였는데, 그라이아이의 눈을 빼앗은 후 이 자루를 보관하고 있는 요정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을 알아냈다고 한다. 헤시오도스는 고르곤이 사는 고장을 바다 너머 서쪽이라 하였으며 아이스큘로스는 스키타이의 동쪽편 산악지대라 하였다. 가장 인정을 받는 의견은 오비디우스의 설인데, 이에 의하면 리비아 대륙의 트리톤 호수 근처, 혹은 헤스페리데스 낙원 근처에 있는 산이라고 한다. 디오도로스와 또 다른 사람들은 고르곤을 아마존족 나라 근처에 사는 호전적인 여인족이라고 보고, 페르세우스는 많은 병사들의 지원을 받아 이 여인족을 전멸시켰다고 추측하였다.
[메두사, 피터 폴 루벤스 (1618)]
메두사, 피터 폴 루벤스 (1618)
라미아
라미아(Lamia)는 아프리카 리비아의 여성괴물로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뱀이며 낮선 사람을 꾀어서 먹어치우는 공포의 대상이다 언변 능력은 없었으나 목청에서 내는 '쉿' 소리는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해 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 또는 악령이라 하였고, 미녀로 둔갑하여 어린이를 꾀어서 잡아먹는 괴물이라고도 하였다. 고대 그리스의 엄마와 유모들은 말 안 듣는 어린이를 겁주는 데 이용하였다. 다른 전설에서는 그녀는 벨로스와 리비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되어 있다. 벨로스는 바빌로니아의 가장 오래 된 이름난 옛 왕으로 사후에 신으로 존숭되었고, 리비아는 이오의 아들 에파포스와 나일 강신의 딸 멤피스 사이에서 태어난 공주로 아프로카 북부해안 일대의 리비아라는 지역 이름은 그녀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아름다운 미모를 타고난 라미아는 곧 제우스의 사랑을 받게 되고 이를 질투한 헤라는 그녀의 하반신을 뱀꼬리로 변형시켜 버렸다. 이로 인해 자포자기한 그녀는 실성하여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또한 길에 있는 어린아이를 모두 잡아먹었다 한다. 어린이 피를 빨아먹는 요괴 뱀파이어도 라미아이라고 한다. 겔로도 유사한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레스보스 섬에서 학대를 받고 죽은 묘령의 여성 귀신 오그레스로 지상에 나와 어린아이들을 훔쳐 간다고 전해진다.
[라미아]
레무리아
옛날 사람들은 죽은 남성 혼령이 지상에 나타나 헤매고 다니면서 주민의 평화를 어지럽힌다고 믿었다. 이들을 도깨비, 귀신 혹은 유령이라고 하였는데 호의적인 도깨비는 라레스 파밀리아레스라 하였다. 반면 불길한 도깨비는 라르바이 혹은 레무레스라 하였는데 선민들에게 겁을 주고 빈번하게 출몰하여 사악하고 짓궂게 굴었다. 로마 사람들은 이 귀신들을 달래기 위해 매년 영예의 제를 지냈는데 바로 5월 홀수날인 9, 11 및 13일에 지내는 레무리아(Lemuria) 혹은 레무랄리아제가 그것이다.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레무리아제의 시초는 로마의 태조인 로물루스가 형제 레무스의 혼을 달래기 위해 베푼 살풀이 제전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 레무리아제를 지내며 죽음의 유령을 쫓아버렸는데, 3일 밤은 엄숙히 지내며 이 기간에는 모든 신전을 닫고 결혼도 금하였다. 일반 시민들도 가부장이 밤에 맨발로 집을 나와 샘터에서 손을 씻고 조상의 묘에 가서 큰 팥콩을 던지거나 태워 공양하였다. 이 때 가부장은 무덤을 향해 머리를 돌려 "이 팥콩을 보상으로 바치고 이제 본인이 내 자신과 나의 가족을 되찾아 구제하나이다"라고 말하고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같은 말을 아홉 번 더 외쳤다. 그리고는 주전자와 들통을 두들겨 죽음의 유령을 쫓아내는데 "조상의 혼령이여, 떠나소서!"라고 선언하여 다시는 귀신이 나타나 지상의 가족들을 겁주지 못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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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명상/지혜/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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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 대하여 -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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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우악스럽고 억세고 미련하지만 여자는 교양있고 고상하며 사고력이 풍부하고 우아한 경우가 있다. 남자는 고난 도의 지식을 요구하는 학자로 일하지만 여자는 단순하고 머리가 나쁜 경우도 있다. 그것은 사랑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랑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혀 어울릴 것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 일, 이성적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환경의 사람끼리 서로를 아끼는 일, 그것은 사랑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위대한 선물이며 기쁨이다.
47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믿던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적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 기적의 힘이 현실로 우리 눈앞에 펼쳐질 때 우리는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사랑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한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미소짓는 이유는 사랑이 우리에게 보여 준 위대한 감동과 힘에 의한 것이다.
48
사랑은 우리를 지배하는 영원한 폭군이다. 어떤 사람을 깊이 사랑하면서 동시에 그 사람을 존경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기 위해서 노력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49
이성을 유혹하고 싶다면 본능에 호소하라. 이성이 아니라 본능의 도움을 받는 것만이 진실하고 정열적인 사랑을 만든다. 이성적인 선택에 의해 결혼에 이르는 연인들도 있지만, 그들은 결코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일이 없다. 교양있고 총명한 여자가 지성과 재능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이성적이고 사색을 즐기는 남자가 아내로 맞이할 여자의 성격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 사랑을 이성적 판단이나 조건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그런 외부적인 조건들이 간접적으로 작용해서 결혼을 하거나 사랑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사가 빠진 기계처럼 위험하고 허술하다. 그것은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모래성처럼 허약하기 때문이다. 조건이 아니라 본능이 이끄는 감정에 충실한 사랑이야말로 인생을 견디는 굳건한 성이 될 수 있다.
50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사랑의 내부에 깃들어 있는 또하나의 본능이다. 남자는 자기의 특질과 어울리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꿈에 그리던 여자가 눈앞에 나타나면 남자는 즉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에 빠진 남자들은 그 여자를 얻기 위해서라면, 어떤 무리한 결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은 때때로 자신의 삶을 망쳐 버리는 무모한 사랑도 망설이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주위의 시선이나 질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세상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만이 존재하는 아름다운 낙원이다. 그러므로 타인은 성기신 파리와 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사랑이 지나가면 비로소 깨닫게 된다. 사랑이 그에게 씌웠던 자욱한 안개의 의미와 비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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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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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30년 - 이영신
제 1 부 쿠데타의 새벽 (1)
1. H아워에 출동하라!
이제 얘기의 실마리를 1961년 5월 15일, 이날의 상황에서부터 풀어나가기로 한다. 1961년 5월 15일이라고 하면 장면(張勉)정권이 출범한 지 만 9개월이 못 될때이다. 이른바 7.29 총선거를 통해서 장면정권이 탄생한 것은 1960년 8월23일이었다. 그 이래, 장면은 참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지난 9개월이란 세월을 까먹어 왔다. 정권어떻게 까먹으며 오늘에 이르렀는지 꿈만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일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데모 때문이었다. 그놈의 데모는 도무지 그칠 줄을 몰랐다. 아침에 눈을 뜨기가 무섭게 보고되는 것이 데모에 대한 것이었다. 학생이고 정치집단이고 모든 것을 데모로 해결하려 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정부가 아무리 일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극성스럽기만 하던 데모가 3월 22일 횃불데모를 고비로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5월에 접어들면서는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아마도 이래선 나라꼴이 안 되겠다고 모두가 반성을 한 (고마운지고?) 국무총리 장면은 학생, 정치집단, 민중의 자각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는 날마다 데모가 벌어져도 데모하는 자들을 미워하거나 원망할 줄을 몰랐다. (이승만 정권하에서 얼마나 욕구불만이 꽉 차 있었으면 저렇게 한꺼번에 불만을 해소시키려 들랴!) 오히려 그들을 이해하려 애써 왔던 것이다.
장면이란 사람은 그런 성품의 인물이었다. (일은 이제부터다.) 그는 새삼스럽게 마음에 다짐을 주었다. 이 무렵, 야당은 신민당(新民黨)의 도쿄(東京)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 반공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국회의원 박준규(朴浚圭), 이종린(李鐘麟), 여류시인 모윤숙(毛允淑) 등과 4월 29일 서울을 떠났다가 대회가 끝난 5월 6일에 일본 도쿄로 와서 일본 정계의 지도급 인물들과 교유하며 유유자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도쿄에는 유진산뿐만 아니라 유진오(兪鎭午)도 머물고 있었고, 이철승(李哲承), 박병배(朴炳培), 김상흠(金相欽) 등도 머물고 있었다. 5월 10일에 실시되었던 인제 보궐선거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 당당히 당선의 영예를 차지한 김대중(金大中)이 서울로 올라온 것이 이날이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정치에 뜻을 품은 지 만 10년 만에 그는 뜻을 이룰 수가 있었던 것이다. 약관 24살에 3대 국회의원에 출마, 당선됨으로써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김영삼(金泳三)은 이때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는 신민당 내의 소장파 서클인 신조회(新潮會)의 발전책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장차 이 신조회를 발판으로 해서 대권을 잡아볼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날 저녁 국무총리 공보비서실의 송원영(宋元英)과 박종률(朴鐘律)은 재무부 정무차관인 김재순(金在淳)과 셋이서 무교동 삼희정(三喜亭)에서 통음을 했다. 례 안 한다고 선배에게 알려져 있었다.
"우리 남산에나 올라가세."
삼희정 술자리가 파하자 이런 제의를 한 것은 박종률이었다. 그는 남산에라도 올라가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술자리에서 나누던 얘기를 매듭지어야겠다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도무지 피곤해서 못 견디겠어. 그러니 먼저 집으로 가겠네."
송원영은 두 사람이 뭐라 대꾸도 하기 전에 휘청거리며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굳이 만류하지는 않았다. 술자리에서도 차치고 포치며 얘기를 나눈 것은 김재순과 박종률이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옛 KBS 앞에 차를 두고 걸어서 지금의 야외음악당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이거 이래 가지고 되겠어?"
그는 내일 아침에 서울시 내무국장을 호출해서 단단히 야단을 쳐줘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두 사람은 편안한 곳을 골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봐, 거 고시파와 관료파들을 깡그리 보내버릴 방법이 없을까? 장면 정권을 망쳐놓는 자들은 바로 그 고시파와 관료파들이라구!"
고시파(考試派)란 고등고시 출신자들을 말한다. 물론 이들은 모두 일제시대에 고등문관 시험에 합격했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관료파(官僚派)란 관리 출신자들로 이들 역시 일제시대의 관리 출신자들이다. 장면 정권을 이루고 있는 인물들은 출신자들뿐이었다. 독립운동을 했다던가 민족운동을 한 경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래서, 장면 정권은 친일 정권이라는 말이 나돌게 되었던 것이다. 김재순은 그러한 세평이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술자리에서부터 노상 지겨울 정도로 그 문제만을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것이 1961년 5월 15일의 장면을 위시한 주변의 정황이었다. 그런데, 장면이 어떤 마음의 결심을 했든 또는 그 밖의 정치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든 상관없이 아주 엄청난 음모가 한쪽 구석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음모였다.
여기에서 아예 까놓고 얘기를 진행시켜 나가자. 그들의 음모는 장면 정권을 뒤집어 엎는 것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쿠데타의 우두머리는 육군 소장 박정희(朴正熙)였다. 그들의 음모는 총칼로 정권을 뒤집어 엎는 일이었다. 육군 소위에서 육군 소장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세금을 먹고 살며 잔뼈가 굵다시피한 사람들이 그 어떤 이유를 내걸고 정권을 뒤집어 엎을 음모를 구미고 있었던 것이다. 음모란 아주 극비밀리에 계획되는 일이니만큼 국민이나 정권 담당자가 까맣게 모르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마도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들의 음모의 과정은 뒤에 소상히 소개하기로 하고 이들이 음모를 마무리짓고 정권을 뒤집어 엎는 날짜, 그것을 군대에서는 D데이라는 용어로 부르고 있다던가. 그 D데이에서부터 얘기를 풀어가기로 하자. 그들이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또다시 잡아놓은 D데이는 5월 15일이었다. 그리고 행동개시의 뜻이라는 H아워는 22시(방 10시)였다. 이날, 쿠데타의 모의에 가담해 있던 장교들의 움직임은 부산했다. 이날은 바로 월요일, 그들은 각기 부대에 출근하자,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 수행을 위해서 은밀하게 행동을 개시했다. 30사단의 작전참모 육군 중령 이백일은 출근하자, 사단참모장인 육군 대령 이갑영(李甲榮)을 찾아갔다.
"참모장님께 D데이 H아워를 통고해 드리려고 찾아뵈었습니다. D데이는 바로 오늘, H아워는 22시입니다."
"뭐야?"
이갑영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인 모양이었다. 그만 대꾸할 말을 잊고 말았다. 잇달아 분노가 치솟는 모양이었다. (이놈들이 도대체 나를 뭘로 보고 이러는 거야? 핵심조직하고 연결시켜 달라고 해도 연결시켜 주지도 않고 있다가 불쑥 찾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D데이는 언제고 H아워는 언제라고?) 자존심도 상했다. 이백일이 상급자였다면 부하였기 때문에 유달리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알았어."
이갑영은 투박하게 대답하고 이백일을 물러가게 했다. 그가 물러가자, 이갑영의 가슴은 더욱 부글부글 끓었다. 모조리 깨부셔 버리고 싶은 충동이 자꾸만 일었다. 같은 시각, 김포에 있는 해병 여단사령부. 여단장 해병 준장 김윤근(金潤根)은 오전 9시에 정례 참모회의를 열었다. 이날의 참모회의는 이렇다할 특색 있는 안건도 없었기 때문에 참모회의는 간단히 끝났다. 다만 이 회의가 끝나갈 무렵, 여단장 정태석(鄭台錫)에게 지시를 내렸다.
"정 중령, 오늘 밤 12시에 오정근 대대에게 차량에 의한 대대단위 야간 기동훈련을 실시케 할 생각일세. 그 훈련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도록!"
"알겠습니다."
작전참모 정태석은 공손히 여단장 김윤근의 명령을 수령했다. 그는 오정근(吳定根) 대대의 차량에 의한 야간훈련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군령여산(軍令如山)을 생명으로 알고 있던 작전참모 정태석으로서는 그 훈련에 대해서 털끝만한 의심도 품지 않았던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김윤근이 기동훈련은 가끔 실시해 오고 있었으니 말이다. (안됐다, 오늘 밤 오정근 대대 병사들 고생깨나 하겠는걸.) 오히려 그는 동정심을 품기까지 했다. 여단 작전참모 정채석에게 야간 기동훈련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을 신호로 대대장 해병 중령 오정근, 작전참모 해병 중령 조남철(趙南哲), 인사참모 해병 소령 최용관(崔容琯) 등 세 사람은 미리 짜둔 계획에 따라 민첩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5월 15일 정오 12시. 이 시간에 이르기까지 이갑영은 번민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도무지 무엇을 없었다. 생각다 못해 부사단장 육군 대령 박상훈(朴常勳)을 찾아갔다.
"거사일이 오늘이라는데 얘기 들었어? 밤 10시 집결, 새벽 2시 출동이라는 거야."
"뚱딴지같이 그게 무슨 소리야?"
박상훈도 어지간히 놀라는 것이었다. 하긴 놀랐을 것이다. 제30사단의 경우, 이갑영을 포섭한 것은 이백일이었고 그에게 포섭당한 이갑영은 다시 박상훈을 포섭했다. 제30사단의 부사단장과 참모장을 포섭하자 쿠데타 그룹은 제30사단을 출동부대의 제1진으로 확정하고 서울로 출동,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모든 도로를 차단하라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이갑영의 얘기를 전해 듣고 놀란 박상훈은 이갑영만큼이나 노했다. 부사단장실로 불렀다.
"참모장한테 얘기 들었어! D데이, H아워가 오늘이라니 무슨 소리야?"
"죄송합니다. 저도 어젯밤에야 통고를 받았습니다."
"이봐 작전참모! 적어도 이런 엄청난 일을 하자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를 해야 하잖아? 오늘 통고를 받고 오늘 어떻게 부대를 출동시킨단 말야? 그것도 합법적인 작전이라면 또 몰라! 이건 쿠데타란 말이다, 쿠데타!"
"그러니 전들 어떻게 합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도 어젯밤에야 통고를 받았으니 말입니다."
이백일도 딱하다는 표정을 짓고 극구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이백일은 놀라움에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부, 부사단장님......."
"내 말을 들어! 우리 부대가 출동부대 제1진으로 정해져 있는 이상엔 나하고 사전에 협의가 있었어야 옳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것을 네놈들은 우리 결정대로 행동해 주기만 하면 된다는 수작이야 뭐야?"
"부, 부사단장님!"
이백일의 목소리는 어느 사이엔가 애원조가 되어 있었다.
"따져야 할 문제가 있으면 거사를 하고 난 뒤 따지시고, 오늘만은 이 결정에 따라 주십시오!"
박상훈이 또다시 소리를 질렀다.
"없어서 못하겠단 말이다. 알겠나?"
박상훈의 마음을 뒤집어 놓고 보면 준비할 시간이 없어 못하겠단 것은 하나의 구실에 불과했다. 쿠데타 같은 대사를 며칠씩 두고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H아워가 10시라고 했으니까, 10시 전에 비상을 걸면 그뿐이었다. 비상을 걸면 장병은 일제히 무장을 하고 연병장에 집결하게 마련이다. 그런 다음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트럭에 실어 출동시키면 그뿐이었다. 그것을 박상훈은 어째서 <못하겠다>고 한마디로 거부해 버렸을까? 그것은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쿠데타와 같은 비합법적 군사행동을 취하려면 사전에 죽음도 불사한다는 단단한 마음의 준비가 했으나 박상훈이나 이갑영은 죽음도 불사한다는 마음의 준비를 가다듬을 시간을 갖지 못했엇다. 쿠데타에 대한 소문이 난무하고 있을 때였다. 영관급 장교들은 모이기만 하면 쿠데타의 불가피성을 논의해 오고 있기도 했었다. 이백일은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왜 쿠데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하는 쿠데타 불가피성을 이갑영에게 역설했고, 쿠데타의 지도자는 박정희라는 것도 밝혔다. 그래서 이갑영은 한마디로 <좋다, 하자>고 확답을 했다. 그리고 박상훈을 설득해서 끌어들였다. 그렇다면 이백일은 이들 두 사람을 박정희를 위시한 쿠데타 주모자들을 만날 그는 그런 주선을 하지 않았다.
"이봐, 쿠데타 지도자가 박정희 장군이라지? 그렇다면 우리가 박 장군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주게. 그래야 우리도 상세한 내용도 알 수 있을 것이고 또 거기에 대한 대비도 굳건히 해나갈 수 있을 게 아니겠나?"
박상훈, 이갑영 두 사람은 이백일에게 쿠데타의 핵심조직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었다. 그것을 이백일이 성사시켜 주지를 못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안했는지도 모른다. 일은 8기생이 꾸미고 있으니 여타의 가담자는 계획에 따라 주어진 임무만 수행하면 그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참모장실로 이갑영을 찾아왔다.
"나, 조금 전에 이백일 중령을 불러서 물어봤어. 오늘 출동하는 게 사실이냐구 그랬더니 그렇다더군. 그래 호통을 쳐주었어! 그런 중대사를 출동 몇 시간 전에 통고하는 놈들이 어디 있느냐고 하면서."
"그랬더니 이 중령이 뭐라고 그래?"
"자기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늘어놓더군. 그래서 다시 호통을 쳐주었어! 난 못하겠으니 너희놈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얘기를 듣고 있던 이갑영의 표정은 마냥 어둡고 심각하기만 했다.
"H아워가지는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는데 어쩌면 좋지?"
"발을 빼?"
이갑영은 꽤나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럼, 쿠데타 계획에 대해서 전혀 캄캄한 우리가 이백일 놈의 말만 믿고 출동해야겠어? 그랬다가 차질이 생기기라두 하는 날엔 우리 반란죄로 총살감이라는 걸 몰라?"
천한 표현이지만 <빼지도 박지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갑영의 경우가 꼭 그랬다. 발을 빼자니 쿠데타가 성공하기라도 하는 날엔 배신자로 몰릴 것이 틀림없었고, 그렇다고 발을 들여놓은 채 있자니 계획대로 출동은 해야 할 것이고, 좀 고상한 표현을 빌자면 이것이 바로 진퇴양난(進退兩難) 아니겠는가.
"어쩌겠냐?"
"......."
이갑영은 당장에 뭐라 대꾸하기가 어려웠다.
"어쩌겠냐니까?"
박상훈이 다시 재촉했다. 이갑영은 숨막힐 듯한 답답증을 느꼈다. 당장에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지 마음의 갈피가 잡혀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기면 관군(官軍), 지면 적군(賊軍)이 되는 것이 쿠데타일세. 지금 우리는 관군이 되느냐 적군이 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꼴이 돼버렸네만 처음부터 우리가 경솔했어. 군인의 직분을 망각한 탓이야. 군인의 본분은 국토방위에 있지, 정치 따위하고는 무관한 거야. 정치를 잘 하든 일이지, 군인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어. 후회 막급이군."
그 순간, 이갑영은 결심을 굳혔다. (군인의 길을 지키자, 군인의 길을! 군인이면서 쿠데타를 꿈꾸다니, 어리석어도 너무나 어리석었다.) 입술을 한일자로 꽉 다문 그의 표정은 어딘가 좀 비장해 보이기조차 했다. 같은 시각, 다시 김포 해병여단. 인사참모 해병 소령 최용관과 군수참모 중령 유철수(柳哲秀), 두 사람이 여단장 김윤근을 찾았다.
"각하, 출동부대에 탄약 1기수를 지급하라고 했더니 병기참모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호소하는 것이었다.
"어째서 말을 듣지 않는 거야?"
"기동훈련에 무슨 놈의 탄약이 필요하냐는 겁니다."
탄약 1기수란 한 번 전투에 필요한 분량을 말한다. 병기참모가 무슨 낌새를 챘을 리는 없고, 하여간에 그의 논리는 옳았다. 실전도 아닌 기동훈련에 실탄은 필요 없었다. 김윤근은 잠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궁리한 끝에 병기참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동훈련 부대에 탄약 1기수를 공급하라고 지시한 것은 나야. 병기참모도 알다시피 휴전 후에 입대한 장교와 사병은 탄약 1기수의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고 있으니 기동훈련에 1기수를 휴대시켜 보려는 게야."
병기참모 해병 대위 이영상(李永祥)은 여단장의 뜻이라는 것을 알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
"말씀대로 공급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포장을 뜯으면 분실의 우려가 있으니 포장을 뜯지 말고 상자 단위로 휴대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병기참모 이영상의 정신상태는 참으로 훌륭했다. 그는 탄약의 분실까지도 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대대장한테 그렇게 지시하겠네. 이 대위도 보급받으러 오는 하사관에게 그렇게 지시해 두게."
이렇게 해서 탄약문제는 해결되었다. 이런 경우, 병기참모는 여단장의 명령을 이런 경우를 상정(想定)해서 군법(軍法)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저 이 경우 병기참모 해병 대위 이영상은 <절대로 탄약을 지급할 수 없다>고 버텨주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오후 4시, 해병대 제2훈련단장 해병 대령 정세웅(鄭世雄)이 김윤근을 찾아왔다. 출동부대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김윤근은 그가 오자 정세웅이 담당할 문제를 의논한 다음 함께 수송중대와 오정근 대대를 둘러보았다. 출동태세는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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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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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욕망 - 마르틴 콜랭
제1부
정념passion을 극복하라
고대에 있어서 인간 자신에 대한 묘사는 질서정연한 세계인 우주의 묘사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인간들은 우주 안에서 자신의 위치와 기능을 인식한다. 이와 반대되는 정념과 욕망은 자연의 질서에 혼란을 가져오고 평정을 위협하는 많은 경험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 질서를 안다는 것은 고대의 현인에게 있어서는 필수적인 것이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철학자들은 서로 논박하고 비판한다. 예를 들어 플라톤(B.C. 428-347)의 성찰과 에피쿠로스(B.C. 341-270)의 성찰은 육체에 대한 영혼의 관계, 덕행에 관한 욕망의 관계에 대하여 각각 다른 관점을 가지고 대립한다. 만약 욕망이 그의 탐색에 의해 욕망이 있도록 만드는 결핍을 보여준다면, 이것은 무엇이 결핍되었다는 말인가? 또 어떻게 해야 충족되어 덕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가? 다시 말해서 번식력 강한 정통 욕망의 대상은 무엇인가? 플라톤에 따르면 이것은 존재이다.
우리가 어렴풋이 느끼는 결핍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이 대상은 직접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또한 우리가 느끼는 욕망의 진정한 대상이 무엇인지를 무시한다면, 이는 쓸모 없는 것을 모색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며 조화를 향한 열망을 언제까지나 실망시키는 것이 된다. 오직 철학만이, 욕망을 감각적인 대상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그 안에서 존재의 인정 자체와 혼동되는 것(즉 죽지 않는 것에 대한 욕망)이 생기게 끔 하는 영혼의 반전conversion을 가능하게 한다. 불사(죽지 않는 것)에 대한 욕망에 대해서 에피쿠로스 철학은 매우 신랄한 비평을 가한다. 이 불사의 욕망은 그에게 자연의 현실을 무시함으로써 유지할 수 있는 속임수처럼 보였다. 더욱이 이 가상적인 "피안"의 표상은 인생에 있어서의 실제적 쾌락을 경시하고, 영혼이 잔잔해지기 위해 필수적인 육체의 힘과 생명력을 축소시켜 버렸다. 영원하고자 하는 욕망 속에 존재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쫓아내는 것이 지혜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우선 과제이며 이 "생존기술" 속에서 쾌락과 덕이 서로 결합한다.
1. 욕망의 제어 : 플라톤 학파의 문제 제기
플라톤의 수많은 저서들이 욕망의 문제를 상기시키고 논한다. 특히, "향연"(또는 "사랑에 관하여")과 "파이드라"(또는 "미에 관하여")는 욕망에 대해, 사랑의 주제가 우위를 차지하는 구별된 분석을 하고 있다. 욕망은 우리로 하여금 쾌락을 추구하고 어떤 대상을 소유하고 싶도록 하는 모든 움직임을 가리킨다. 이러한 움직임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가? 그것은 육체의 움직임인가, 영혼의 움직임인가? 그것이 억제하려는 처음의 결핍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인가? 욕망을 따르는 것이 좋은가? 권장되거나 배척되어야 하는 좋은 욕망과 나쁜 욕망이 따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떤 힘이 욕망의 힘과 대조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플라톤의 답변은 여러 문헌 속에서 전개되었지만-예를 들면 "파이돈"에서의 영혼의 불멸이나 "공화국"에서의 도시국가 속의 정의에 대해-모두 분석의 열쇠가 되는 영혼과 육체의 관계에 연관된다. 플라톤은 그의 인식이론에서 욕망을 제외하지 않으며 이성의 이름으로 모든 욕망을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욕망의 효과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작용양식, 또한 이것들에 대처하는 힘의 관계 등을 밝히는 욕망의 분석에 전념하였다. 만약 어떤 형태의 욕망이 영혼을 지배한다면 다른 것들은 이성에 의해 이끌려져 강력한 보조자가 된다. 따라서 전체는 영원한 본질essence을 향하게 되고 욕망은 끝없이 번식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한 욕망의 형태(육체에 관계한)가 다른 형태(영혼에 관계된)에 의해 능가될 때에도 욕망은 계속 동일한가? 이 영혼의 순화purification(육체의 더러움으로부터 영혼을 끌어내는)를 실현시키는 철학적 실행은 욕망의 특수성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욕망의 힘을 지배할 수 있는가?
욕망과 여러 욕망들
플라톤은 그의 저서 "파이드라"에서 두 가지 형태의 욕망을 구분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들 각자에게는 두 가지 형태의 행동원칙과 행동동기가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들이 잘 이끄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그중의 하나는 내재해 있는 쾌락에 대한 욕망이며, 다른 하나는 후천적인 평가 방법으로서 최고의 것을 갈망한다. 이 두 가지 경향이 우리의 내부에서 때로는 일치하고 때로는 서로 싸우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전자가, 또 다른 경우에는 후자가 이겨 지배권을 갖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이성적으로 최고의 것으로 이끌고 지배권을 갖는 것을 평가 방법이라고 보았을 때엔 이 지배를 절제라고 이름 붙인다. 반면에, 부당한 쾌락으로 유인하여 우리를 지배하는 욕망인 경우에는 무절제라는 이름을 붙인다"
플라톤, "파이드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욕망의 형태가 절제를 표현하고 이 절제가 개인과 국가의 기본 덕행의 하나인 반면에, 욕망의 본능적 형태는 무절제로 유인한다. 그러므로 이 두 욕망의 본성과 결과는 반대가 된다. 더욱이 어느 하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다른 것을 지배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대식가 혹은 술주정꾼의 욕망은 다른 욕망들과 특히 "최고의 것에 대한 욕망", 다시 말해서 이성에 의한 욕망들에 손해를 끼치면서 독재적인 방법으로 행사된다. 욕망들은 어떤 힘들을 가지고있으며 그들간에 구속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형태의 욕망이 지배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절제하느냐, 무절제하게 되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무절제는 다양한 형태와 이름을 가지고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애정(애로스)은 깊이 사고되지 않은 충동에 의해서 육체의 아름다움을 향하며 그 아름다움을 대상으로 삼는다. 이 애정에 관해 플라톤은 "향연"에서 두 가지의 형태를 구분한다. 애정을 "좋은 것, 또는 좋아 보이는 것을 소유하고 지니고 싶어하는 욕망"이라고 정의한다면 이것은 다른 욕망들과 구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애정은 "아름다움 속에서 낳아진 것으로서 육체에 의하거나 영혼에 의한다". 그러므로 아름다움 속에서 낳아진 것은 두가지 작용 형태를 갖는다.
첫째는 육체의 번식력을 사용한 일반적인 형태로, 이 욕망은 육체적인 사랑이다. 둘째는 지적인 사랑에 의해 진리를 모색하는 숭고한 영혼의 형태로, 이 애정이 목표로 삼는 것은 영혼을 가르치고 그 영혼에다 숭고함과 앎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형태의 애정은 불멸의 것을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영혼의 본성은 영원과 유사하게 하고 감각적인 세계와 지적인 세계(사고의 세계, 영원함의 세계)를 연결시키는 매개가 되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말한다. "그러므로 이렇게 추론해 볼 때, 애정의 대상은 또한 불멸성임이 분명하다" 불멸에 대한 욕망은 동일하게 번식력이 있거나 숭고하지 않은 두 모순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플라톤은 이것을 강력히 대립되는 경우들로 대립시키지 않고서 첫번째의 것에서 두번째의 것으로 넘어가는 움직임을 분석하였다. 즉, 아름다운 육체를 갈망하던 사람은 점차 절대미에까지 고양된다. 이 움직임이 인간을 지식으로 향한 길 위에 올려놓는다.
플라톤의 욕망에 대한 문제 제기 전체는 점진적인 영혼의 순화라는 주제로 정리된다. 그러므로 불멸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있어 애정은 중요한 보조자 역할을 한다. 올바르게 사랑하는 것은 곧 철학하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조직적인 경로와 교육자에 의한 깨우침을 통해 그의 주의를 자신 속에 있는 아름다움으로 돌려 욕망하게 되고 진정한 덕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과연 그 자신이 애정의 사물들로 접근하고 다른 것에 의해 그곳까지 이끌어지기 위한 올바른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 세상의 아름다움 속에서 출발점을 잡고 이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목표로 하여, 마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듯 끊임없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즉, 하나의 아름다운 육체로부터 시작하여 두개의 육체로 올라가고, 두개의 육체에서부터 보편적인 육체의 아름다움으로 올라간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육체로부터 시작한 것은 숭고한 작업에까지 고양되는 것이다. 또 더 나아가서 숭고한 작업은 숭고한 학문으로, 숭고한 학문은 최종적으로 최고의 학문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 최고의 학문은 오직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에 관한 학문으로, 마침내는 개별적으로 아름다움의 본질까지 인식하도록 한다"
플라톤,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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