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
오직 여자로 태어나야만 성취할 수 있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덕적 경지다. 현대에 이르러 거의 멸절위기에 놓여 있다.
세대차이
세대와 세대간의 문화에 대한 견해 차이다. 관심과 대화에 의해 좁혀지고 아집과 편견에 의해 멀어진다. 좁혀지면 사랑이 싹트고 멀어지면 미움이 싹튼다. 연령이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좌우하는 것이다.
아내
남편들이 이십대에는 아내, 삼십대에는 마누라, 사십대에는 여편네, 오십대에는 할망구라고 부르는 가정의 수호천사.
유행
시간의 흐름을 타고 일시적으로 어떤 풍조가 두드러지게 드러나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자신을 진보적 대열에 포함시키고 싶어하는 심리적 욕구와 자신의 존재를 타인에게 보다 두드러지게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심리적 욕구에 의해 발생한다. 유행을 전염병에 비유하면 내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저항력이 강하고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저항력이 약하다. 유행을 가장 빠르게 확산시키는 매개체는 각종 매스컴이며 허영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감염률이 높다. 때로는 외국으로부터 귀화되어 기존의 미풍양속을 파괴하고 사회질서를 문란케 하기도 한다. 저항력이 약한 살이 감염되면 자기도취에 빠져 판단력을 상실하고 수치심을 영웅심으로 환치시켜 겨레와 민족까지도 경멸하는 중태에 빠지기도 한다. 다른 동식물에게는 감염되지 않고 인간에게만 감염된다. 특별한 처방은 없고 새로운 유행이 나타나면 저절로 소멸한다.
여드름
사춘기를 맞이해 이성을 그리워하기 시작하면 큐피트의 화살이 안면에 집중적으로 날아와 꽂히고 그 흔적들이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어떤 방패로도 그 화살을 막을 수는 없으며 어떤 영약으로도 그 흔적을 지울 수는 없다. 다만 세월의 강물에다 자신을 맡겨버리는 것만이 최선의 방책일 뿐이다.
바보
지능지수가 모자라고 사리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지칭한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정상인들은 대개 바보가 얼마나 행복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모른다. 바보는 정상인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종류의 속박에서 탈피해 있다. 제도의 감옥 속에 갇혀 있지도 않고 무거운 지식의 사슬에 의식이 결박당해 있지도 않다. 그들은 번뇌를 모른다. 그들은 종교도 모른다. 곱하기도 모르고 나누기도 모른다. 만약 정상인들이 그들을 자기들과 똑같은 형태로 살아가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않는다면 그들은 오직 모름으로써 행복한 사람들일 뿐이다.
행복
모든 인간의 최대 희망사항이다. 소크라테스에 의하면 인간은 사랑을 주고 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사랑을 유발시키는 것은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아름다움에는 내적인 아름다움과 외적인 아름다움이 있으며 작은 아름다움과 큰 아름다움이 있다. 스스로가 신의 크기와 같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신의 크기와 같은 사랑을 관조하는 것이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러나 수많은 인간들이 욕망에 눈이 멀어 진실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 진실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므로 진실한 사랑도 할 수가 없으며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으므로 진실한 행복도 느낄 수가 없다.
자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구속된다. 생노병사에 구속되고 희노애락에 구속된다. 제도에 구속되고 형식에 구속된다. 개인에 구속되고 사회에 구속된다. 인간은 우주적 동물이다. 완전한 자유는 인간을 우주에게로 되돌려 주는 일이며 자연과 조화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이데올로기라는 괴물이 존재하는 한 완전한 자유는 오지 않는다. 제도라는 울타리가 존재하는 한 완전한 자유는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