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인간이 만들어 낸 법과 신이 만들어 낸 법이 있다. 인간이 만들어 낸 법은 만물을 구속하고 신이 만들어낸 법은 만물을 자유롭게 한다. 법은 죄인을 잡아들이는 심판의 올가미가 아니라 양민을 보호하는 자비의 울타리다.
무지
자신의 허상에 가리워져 자신의 전체가 보이지 않는 상태를 무지라고 말한다. 무지를 밑천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보다는 타인을 더 불편하게 만든다. 속물근성을 생활철학으로 삼고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난보다는 몇 배나 더 무서운 인간의 적이다.
계급
모든 조직 속에는 계급이 있고 모든 계급 속에는 상하가 있다. 조직이 인간을 조종하기 편리하도록 착안된 견식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역사가 아무리 깊어도 모든 국민들에게 그 견식표를 완전히 회수할 수 있는 나라는 전무하다. 인간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계급을 만들고 스스로 노예로 전락해서 그 존엄성을 상실한다. 모든 조직은 계급이 인간에 우선하기를 바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표절
타인의 창조물을 부분적으로 절취하여 자신의 창조물인양 위장함으로써 자신을 창의성이 결핍되고 양심조차 결여된 인간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는 행위.
기저귀
인간으로서의 체통과 동물로서의 생리적 현상 사이에서 탄생되어진 유아용 휴대식 개인 전용 화장실.
체면
자신을 인격적인 존재라고 확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면에는 동물적인 욕망의 찌꺼기를 간직하고 있으면서 외면에는 이성적인 겸손의 미덕을 드러내 보이려고 할 때 습관적으로 착용하는 가면.
보석
허영을 장식하는 고가의 돌멩이다. 보석의 세 가지 특질은 희귀하다는 점과 아름답다는 점과 강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마음의 눈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이 세상 만물 중에서 그 세 가지 특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는 아무것도 없다.
화장
여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실물보다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화공약품 따위로 얼굴을 도색해서 변조시키는 기술이다. 대개의 여자들이 성년이 되면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자신의 얼굴에 대해 얼마간의 불만을 품게 된다. 화장은 그 불만에 대한 보완이다. 그러나 아무리 비싼 화장품으로 얼굴을 도색해도 자신의 원래 모습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자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좌우하는 것은 화장품이 아니라 여자로서의 마음가짐이다. 여자는 외모를 가꾸는 일에 시간을 많이 낭비할수록 천박한 아름다움으로 전락해 가고 내면을 가꾸는 일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성숙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