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담너머로 던져주는 우리들의 생활기록부다. 하루가 시작되는 문설주에서 거울처럼 들여다보는 우리들의 일상사다. 비바람에 펄럭거리는 세상도 보이고 눈사태에 휩쓸려 가는 세월도 보인다. 자유의 새순이 돋기도 하고 독재의 사슬이 번뜩이기도 한다. 그러나 조간신문이라고 해서 항상 아침에만 배달되지는 않는다. 산간벽지에서는 석간구문으로 둔갑해서 이틀쯤 늦게 배달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도 정기구독자들은 아무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산간벽지에서는 세월도 이틀쯤 쉬었다 가기 때문이다.
일회용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용품이다. 자연적인 용품과 인위적인 용품이 있다. 탄생도 일회용이고 죽음도 일회용이다. 처녀도 일회용이고 동정도 일회용이다. 일회용 종이컵도 있고 일회용 라이터도 있다. 일회용 주사기도 있고 일회용 반창고도 있다. 전자는 자연적인 용품이고 후자는 인위적인 용품이다. 그러나 물질이 인간을 우선하는 사회에서는 모든 인간이 일회용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