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이 바로 이인이다. 별난 사람을 찾지 말라. 제 본래의 길을 가라>
한 선승이 뜰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웬 구도자가 와서 묻기를,
<아저씨, 선사께선 어디 계시지요?>
선승이 웃으며 말하기를,
<저쪽 문 바로 안에 계시지>
구도자가 뜰을 돌아 문 안으로 들어가 보니 거기엔 뜻밖에도 뜰에서 본 그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었다. 구도자가 말하기를,
<당신 지금 뭣하는 거요? 냉큼 거기서 내려오지 못하겠소. 천벌을 받을지고!>
선승은 상석에서 내려와 바닥에 가 앉았다. 그리고 말하기를,
<자넨 상석에 앉아 있는 선사를 보긴 틀렸어>
그러나 구도자는 위대한 선사가 저렇게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는 걸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는 발길을 돌렸고, 스승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선승이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펴고 있는데, 딴 종파의 사람이 느닷 없이 튀어나와 말을 가로채고 자랑을 늘어놓는 거였다. 그는 말하기를, 자기네 종파의 창시자는 강 이쪽에 서서 붓한 자루를 쥐고 강저쪽에서 있는 사람의 손에 들린 종이에 거룩한 이름을 쓸 줄 안다고 하였다. 한참 자랑을 늘어놓더니 그가 물었다.
<한데 선사께선 대체 어떤 기적을 행하실 수 있소이까?>
선승이 선뜻 말하기를,
<딱 하나 있지. 배 고플 때 밥 먹고, 목 마를 때 물 마시는 것>
유일한 기적, 진짜 기적은 참으로 평범하기이다.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별난 것을 갈구한다.우리의 자아는 언제나 별나 보이를 원한다. 진짜 기적은 이런 것이다.자신이 하찮은 사람임을 참으로 아는 것, 남들과 같이 평범하게 있는 거. 조금도 별나보이기를 원치 않는 것, 없지 않은 듯이 있는 것. 별난 힘이란 전혀 영적인 게아니다. 종교의 이름으로 이적을 행하는 자처럼 못난 사람은 없다.
그대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릴 것이다. "이게 무슨 기적이란 말인가? 배 고플 때 밥 먹고, 졸리울 때 잠자는 게" 그 선승은 진짜를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 그대는 분명 배가 고픈데 그대의 마음은 말한다. "아니지. 난 단식하고 있으니까" 배가 잔뜩 부른 데도 그대의 마음은 말한다. "더 먹어야지. 맛있으니까" 그러나 저 선승은 말한다. "난 자연을 따른다. 스스로 그러한 것을. 나의 있음이 느끼는 바대로 움직인다. 여기엔 농간하는 마음 쪼가리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