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마침내 하늘나라 문 앞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붓다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문을 활짝 열며 붓다를 크게 환영했다. 붓다는 문 앞에 멈춰 뒤돌아서더니 세상을 바라보았다. 세상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뇌와 번민 속에서 몸부림치며 하늘나라 은총의 문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려고 버둥 거리고 있었다. 문지기가 말했다.
<어서 들어오십시오. 저흰 오래 전부터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붓다가 말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내 어찌 먼저 들어갈 수 있으리? 때가 아닌 것 같소. 저 사람들이 모두 들어가지 않았는데 내 어찌 먼저 들어가리? 기다리리. 만약 지금 내가 먼저 들어간다면 그건 손은 문 안으로 들어가되 발은 문 밖에 있는 것과 같으리. 기다리리. 손만 들어갈 순 없으니>
붓다는 지금도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 붓다는 언제까지나 기다린다. 세상 사람 아무도 섬일 수 없고, 하나의 "모두"로 더불어 어우러질 때까지. 모든 붓다는 기다린다. 혼자 가지 않는다. 다만 약간 앞서 갈 뿐. 그리고 기다린다. 그러므로 혼자만의 깨달음이란 없다. 깨달음은 전혀 1인용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