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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어른, 사부님, 부군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여성 동료나 상사의 남편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모님’에 기대서 ‘사부님’이라는 말을 만들어 쓰면서 이 말이 적절한지를 묻기도 한다. 사실 호칭어 같은 언어예절은 실제 생활에서 허용되는 범위가 넓어 그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가 어렵다. 그렇더라도 어느 정도의 합의된 기준은 필요하기에 국립국어원에서는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여 ‘표준 언어예절’을 정하여 권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상사의 남편 이름이 ‘홍길동’이라면 ‘홍 선생님’, ‘홍길동 선생님’ 등으로 부르거나 그분의 직함을 활용해서 ‘홍 과장님’, ‘홍길동 과장님’ 등으로 부르도록 하고 있다. 해당 직장 상사나 제삼자에게 지칭할 때에는 위에 나열한 것 외에 ‘바깥어른’이나 ‘바깥양반’ 등을 쓸 수 있다.
때때로 ‘부군(夫君)’을 쓰기도 하나 이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부군’은 아랫사람이나 적어도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남편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직장 상사나 집안 어른 등 존대를 해야 할 상대에게 ‘부군’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
‘사부님’은 사정이 조금 복잡하다. 본래 ‘사부(師父)’는 스승이 아버지와 같다고 하여 생겨난 말로 스승을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나에게 직접 가르침을 준 일이 없는 사람에게 ‘사부님’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표준 언어예절에서는 ‘아비 부(父)’가 아닌 ‘지아비 부(夫)’ 자를 쓰는 ‘사부(師夫)님’을 따로 두어 여자 선생님의 남편을 가리키는 말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의 범위를 학부모나 학생의 편에서 여자 선생님의 남편을 가리키는 말로 한정해 두었기에 직장 상사의 남편을 가리키는 말로 확대해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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