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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복구 / 복원
올여름은 휴가철에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다. 휴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해 울상인 사람도 있겠지만, 수해로 시름에 잠긴 사람도 많다. 지반이 내려앉기도 하고, 집에 물이 차 가재도구와 전자제품이 망가지기도 했으며, 인명 피해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복구'와 '복원'. 이 두 단어는 '되돌리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어 어울리는 곳이 다르다. 각각 어떤 경우와 어울려 쓰이는지 수해 현장을 따라가 보자.
수해로 국보급 문화재가 훼손됐다면 어떤 낱말이 어울릴까. 복구는 '손실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다', '복원'은 '원래대로 회복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복구'는 손실 이전의 상태와 되도록 비슷하게 돌이킬 수 있을 때, '복원'은 손실 이전의 상태, 즉 원래의 상태로 돌이킬 수 있을 때 쓰인다. 문화재는 망가지면 그 전과 똑같이 고쳐 놓아야 하므로 '복구'보다는 '문화재 복원'이 더 잘 어울린다. 그렇다면 무너진 집을 수리하는 일에는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모든 가재도구, 문짝 하나까지 전과 똑같이 되돌려 놓기는 힘들기 때문에 '수해 복원'보다는 '수해 복구'가 적절하다. 그렇다면 수해로 부상당한 사람에게는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건강 복원/복구(하세요)"는 어색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럴 때는 "건강 회복(을 빕니다)"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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