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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입천장이 '데이다'
뼛속까지 시원한 것을 찾게 되는 여름. 그러나 삼계탕 같은 뜨거운 음식을 즐겨 먹는 이도 많다. 흐르는 땀을 닦는 것으론 모자라 입천장까지 데어 가며 먹는 모습이 미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양기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여름엔 속을 덥혀 주는 뜨끈뜨끈한 음식이 오히려 좋다고 한다.
불이나 뜨거운 기운으로 살이 상하는 것 또는 그렇게 하는 것을 '데다'라고 한다. 그런데 이를 '데이다'로 알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펄펄 끓는 찌개를 떠먹다가 혀가 데였어" "입천장이 데이는 줄도 모르고 뚝배기 한 그릇을 다 비웠다"와 같이 쓰고 있지만 '데었어' '데는'으로 고쳐야 맞다.
'데다'는 "남자한테 데일 만큼 데였어"처럼 '몹시 놀라거나 심한 괴로움을 겪어 진저리 나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이 역시 '데이다'를 기본형으로 알고 활용해서는 안 된다. "남자한테 델 만큼 데었어"가 올바른 표현이다.
예전에 '데이다'는 '데우다' '덥히다'의 의미로 쓰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식탁 위의 된장찌개를 데여 먹어라" "인삼은 몸을 데여 피를 잘 돌게 한다" "장마로 눅눅해진 방을 데이려고 군불을 지폈다"와 같이 사용하면 안 된다. '데워' '덥혀' '덥히려고'로 바로잡아야 한다.
주로 찬 액체나 식은 음식에 열을 가해 뜨겁게 하는 것은 '데우다', 방이나 몸의 온도를 높여 따뜻하게 하는 것은 '덥히다'를 써서 표현한다.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 주는 감동적인 실화다"처럼 '덥히다'는 마음.감정 등을 푸근하고 흐뭇하게 하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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