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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구구히, 구구이
"사실밖에 말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부모는 크게 충격을 받고 아이를 다그치려 한다. 그럴 때 아이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구구히' 변명을 늘어놓으려 하기 십상이다"처럼 '구구히'를 써야 하는 경우 '구구이'와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린다.
'구구히'와 '구구이'는 그 쓰임이 다르다. '구구히'는 '구구하다'에서 나온 부사로 "소문이 구구히 돌았다" "학설이 구구히 있다"에서와 같이 '각각 다르다', "변명을 구구히 늘어놓았다" "사정 이야기를 구구히 털어놓았다"에서처럼 '잘고 많아서 일일이 언급하기가 구차스럽다'는 의미로 쓰인다. "목숨을 구구히 보전하느니 죽는 게 낫다"에서와 같이 '떳떳하지 못하고 졸렬하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구구이'는 '한 구 한 구마다'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그 편지는 구구이 정성이 담겼다" "비통한 심정이 구구이 새겨 있다"와 같이 쓰인다. '구구이'에서의 '구'는 '둘 이상의 단어가 모여 문장의 일부분을 이루는 토막'인 구(句)를 의미하므로, '구구절절이'와 비슷한 쓰임새라 보면 된다.
"아이가 '구구히' 변명을 늘어놓지 않고 '구구이' 옳은 말만 하기를 원한다면 무조건 다그칠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어떤 심리에서 말을 둘러대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처럼 '구구히'와 '구구이'를 구분해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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