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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근대다, 찝적대다
겨우내 숨겨둔 속살을 드러내며 온갖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봄은 여인의 계절이다. 일찍 찾아온 봄소식 덕분에 산과 들, 공원에는 꽃 잔치를 즐기려는 여인들로 가득하다. 꽃이 있는 곳에 벌과 나비가 있듯이 이 잔치에 남성도 초대를 받았다. 그런데 간혹 초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꽃구경은 뒷전이고 아름다운 여인들을 '추근대는' 남성이다.
상대방이 싫어하는데도 계속 귀찮게 할 때 '추근대다'라고 말하거나 쓰는 것을 종종 본다. 그런데 '추근대다'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치근대다'라고 해야 옳다.
'치근대다(치근거리다)'는 '성가실 정도로 은근히 자꾸 귀찮게 굴다'는 뜻이다. "그가 구속된 뒤부터 단원 중의 하나가 그의 약혼녀에게 계속 치근대고 있었다/ 영자 역시 그에게 치근거릴 근력이 남아 있을 성싶지 않게 늘 탈진해 있었다"처럼 쓰인다. 여린말로는 '지근대다'로 써야 하며, 작은말로는 '차근대다(자근대다)'를 쓰면 된다.
비슷한 뜻의 '찝적대다'는 표기도 자주 눈에 띄는데, 이 또한 옳지 않다. '집적대다(집적거리다, 집적이다)/ 찝쩍대다(센말)'라고 써야 한다. '집적대다'는 '말이나 행동으로 자꾸 남을 건드려 성가시게 하다'는 뜻이다. "건달들이 여자에게 집적댄다/ 그녀는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심심하면 나를 집적였다"같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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