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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과 우울
마음에 근심이 있어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 상태를 말할 때 일반적으로 '우울하다'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말 그대로 분위기나 상태, 심정 등을 나타낼 때 쓰인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우울'이 앞날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거나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경우에까지 쓰이고 있다.
"우리가 앞으로 하려고 하는 일의 전망이 아주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극심한 광고 판매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해 이대로 가다가는 서비스를 포기하는 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만 가득하다."
"미국 경제를 끌어내릴 악재는 더 있다. 주택경기가 그것이다. 최근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들이 이 같은 우울한 전망을 지지하고 있다."
이렇게 사용되는 '우울한'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어두컴컴하고 답답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는 '암울하다'가 있다. 예문의 '우울한'은 '암울한'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막혀서 답답하다'는 울(鬱)은 두 단어에 공통된다. 암(暗)은 '어둡다'는 뜻이고, 우(憂)는 '근심하다'는 뜻이므로 이들 의미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 암울한 전망 때문에 우울해지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우울'은 '전망'하고는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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