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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라
"봄이 속삭인다. 꽃 피라. 사랑하라. 희망하라.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광화문 앞에 우뚝 솟은 한 빌딩에 커다랗게 붙어 있는 글귀다. 지나는 사람들에게 새봄을 희망으로 부풀게 하고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는 메시지다. 이 멋진 글귀는 '어린아이들은 다 알고 있다. 봄이 하는 말을~'로 시작하는 헤르만 헤세의 시 '봄이 하는 말'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빌딩에 적혀 있는 "~꽃 피라. 사랑하라. 희망하라~"를 보면서 무언가 어색함을 느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읽다 보면 '꽃 피라'가 어딘지 불편하다. 동사를 명령형으로 만들 때 끝 음절 모음이 'ㅏ, ㅗ'가 아닌 경우엔 '-어라'를 붙인다. '먹어라'를 '먹라'로 하면 몹시 어색하다. '꽃피라'도 '꽃피어라'로 해야 한다. '꽃피다'의 사동사인 '꽃피우다'를 명령형으로 하면 '꽃피워라'가, 두 단어로 된 '꽃(을) 피우다'를 명령형으로 하면 '꽃 피워라'가 된다. 따라서 '꽃 피라'는 '꽃피어라' '꽃피워라' '꽃 피워라' 세 가지 표기 중 하나여야 한다. 이 가운데 '꽃피어라'는 '꽃피다'는 동사의 속성상 명령형이 어색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꽃피워라' '꽃 피워라' 둘 중 하나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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