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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문, 스크린 도어
추락 방지 등을 위해 지하철역에 설치한 문은 '플랫폼 스크린 도어(platform screen door)'가 정확한 표현이며, 국립국어원이 '안전문'이란 대체어를 선정했으니 그렇게 부르자는 내용을 지난해 2월 이곳에 게재한 적이 있다. 요즘 '안전문'을 설치하는 지하철역이 늘고 있으나 용어는 계속 '스크린 도어'로 쓰이고 있다. 보다 못한 한글문화연대(대표 김영명)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스크린 도어' 명칭을 '안전문'으로 변경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도시철도공사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했다.
우선 '안전문'이 순수 한글 명칭이 아닌 한자어라는 점을 부적합 이유로 내세웠다. 우리말의 약 70%가 한자어다.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는 피해야겠지만 '안전문'은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므로 한자어라는 것을 문제 삼을 바 못 된다. 그렇게 따지면 '지하철'이나 '철도'도 한자어다. '안전문'이 '스크린 도어'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국립국어원이 이미 신중하게 검토하고 네티즌의 의견을 반영해 선정한 '안전문'이 '스크린 도어'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강변한다면 도시철도공사가 국립국어원의 권위를 깎아내리는 결과를 낳는다.
도시철도공사는 '스크린 도어'와 함께 '안전출입문' 또는 '안전덧문'이란 용어를 병행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앞에서는 '안전문'이 한자어여서 부적합하다고 해놓고선 '안전문' 사이에 한두 글자만 추가한 '안전출입문' '안전덧문'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니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안전출입문' '안전덧문'이 다소 구체적이긴 하지만 이름은 짧을수록 좋다. 궁색한 변명으로 '안전문'이란 용어 사용을 거부하고 별반 차이도 없는 말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적거리는 것을 보면 도시철도공사도 우리말보다 외래어가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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