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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엄니
근래 들어 농촌 지역에서 멧돼지에 의한 피해가 늘고 있다. 애써 가꾼 농작물을 망치고 산소를 파헤치는 등 농민들로서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남도의 섬마을에서는 한때 멧돼지로 인해 괴물 소동이 빚어졌고, 충북 영동에서는 80대 노인이 멧돼지에게 받혀 숨지는 사건까지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사살된 멧돼지의 입 양쪽으로 15㎝가 넘는 어금니가 날카롭게 솟아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때는 ''어금니''가 아니라 ''엄니''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어금니는 송곳니의 안쪽에 있는 큰 이로, 가운데가 오목하게 생겼으며 음식물을 잘게 부수는 역할을 한다. "이제 아버지도 안 계시니 이 험악한 세상을 어금니를 악물고 견디며 살아야 한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담배를 입속 깊숙이 어금니 쪽으로 문 채 손끝으로 탁자 위를 톡톡 두드렸다" (이호철의 ''님'')처럼 쓴다. 경상도 지방에서 어금니를 엄니라고도 하지만 이는 방언이다.
엄니는 크고 날카롭게 발달한 포유동물의 이를 뜻하며 "코끼리의 앞니는 길게 자라서 엄니를 형성하는데 이것이 곧 상아다" "네스토르를 놓친 멧돼지는 참나무 둥치에다 그 엄니를 갈았다"처럼 쓰인다.
참고로 호랑이.사자.멧돼지 따위의 엄니는 송곳니가 발달한 것이며, 코끼리의 엄니는 앞니가 발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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