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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
'된장녀' 논쟁이 한창이다. '된장녀'는 원래 서양 문화를 추종하고 서양 남자라면 맥을 못 추는 한국 여성을 비난하는 말로 출발했다. 그러던 것이 점차 허영심이 가득 찬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쓰이게 됐다. 그러나 '된장녀'는 실체가 불분명하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신다고 합리적 소비 능력이 부족하다 할 수 없으며, 명품 가방을 걸쳤다고 다 허영에 휩싸인 것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싸잡는다면 '된장녀'가 아닌 사람이 없다. 이처럼 저마다 '된장녀' 논쟁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가치를 판단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문제는 '된장녀'라는 이름 자체에 있다. '된장'이 무엇인가. 김치와 함께 우리 식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유의 전통 음식이다. 하지만 '된장녀'에서 '된장'은 다르다. '된장녀' 논쟁에서 '된장'은 어쩔 수 없는 토종임을 전제하거나 미국 '버터'에 대비되는 듯한 상징적 이미지를 풍긴다. 그 이미지는 '된장'을 지저분하거나 냄새 나는 것으로 비하하는 것이다. 사치와 허영이 문제라면 '사치녀'나 '허영녀'라 해도 될 것을 하필이면 고유 음식인 된장에 스스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부여하고 불특정 다수를 비하하는 말로 사용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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