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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제조, 조제
"대나무와 종이가 혼인해 자식을 낳으니 바로 청풍(淸風)이다"고 한 옛시조처럼 바람 한 자락 일으켜 더위를 식혀 주던 부채. 이제 선풍기와 에어컨에 밀려났지만 부드럽고 맑은 바람을 불러오는 데는 부채만 한 것도 없다. 대나무와 종이가 혼인하는 것에 빗댄 옛사람들의 입담에서 알 수 있듯이 부채는 가늘게 쪼갠 대로 살을 하고 종이 등을 발라 자루를 붙여 만들었다. 이처럼 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물건이나 작품을 만드는 것을 ''제작(製作)''이라 한다. 비슷한 의미로 제조나 조제라는 말도 있다. ''제조(製造)''는 큰 규모로 물건을 만들거나 원료에 인공을 가해 정교한 제품을 만든다, ''조제(調劑)''는 여러 약품을 적절히 조합해 약을 짓는다는 뜻이다. 이들 단어는 모두 무엇을 만든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그 대상이나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조제는 약품에 한정돼 사용한다는 점에서 명확히 구별된다. 제작과 제조는 ''자동차 제작/제조''처럼 어휘에 따라선 같이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제작은 개인이나 단체가 소규모로 물건을 만들 때, 제조는 공장에서 큰 규모로 물건을 만들 때 주로 쓰인다. 술 제조처럼 액체나 가루로 된 물건을 만드는 경우엔 제조를 쓰는 게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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