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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해 하다
2001년 이수현씨가 취객을 구하고 숨진 바로 그 역에서 한국인 유학생 신현구씨가 또다시 일본 여성의 생명을 구했다. 신씨의 어머니는 취재 온 일본기자에게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위의 예처럼 '겸손해 하다'라고 쓰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색한 표현이다. '-어하다'는 형용사에 붙어 동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모든 형용사에 다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기쁘다'에 붙으면 '기뻐하다' '싫다'에 붙으면 '싫어하다'처럼 자연스럽게 동사가 된다. 그러나 같은 형용사라도 '우아하다''정직하다'등에 붙이면 "그 모델의 의상을 보고 사람들은 우아해 했다" "그는 항상 정직해 한다"처럼 매우 어색하다. 일반적으로 '-어하다'는 사람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심리를 나타내는 형용사인 미안하다, 죄송하다, 즐겁다, 슬프다 등과 결합하면 잘 어울리지만 겸손하다와 같이 대상의 속성이나 태도를 나타내는 낱말 다음에 붙으면 자연스럽지 않다.
처음 예문의 경우는 인용한 말에서 느낌을 알 수 있으므로 '겸손하다'를 생략하거나 '겸손하게 말했다'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정도로 쓰면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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