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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正誤)
우리말에는 서로 반대되는 뜻의 한자(漢字)가 붙어 이루어진 것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강약, 농담, 대소, 명암, 승패, 완급, 진위, 찬반, 희비' 등등 꽤 많이 있다. 이와 같은 구조로 된 '정오(正誤)'는 사전에 '잘못된 글자나 문구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풀이돼 있다. 출판물 따위에서 잘못된 글자나 문구를 바로잡아 만든 일람표를 뜻하는 '정오표(正誤表)'가 대표적인 용례다. 그러나 '정오'가 이런 뜻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다르다'는 '같다'의 반대말로 동이(同異) 판단어이며, '틀리다'는 '맞다'의 반대말로 정오(正誤) 판단어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듣지 않는다.'(이문구, '파크와 가든' 중에서), '진위형 검사문항이란 피험자에게 진술문을 제시하고 그것의 진위 혹은 정오를 판단케 하는 형식으로 흔히 양자택일형이라고도 한다.' 문맥으로 볼 때 여기서 '정오'는 '잘못된 글자나 문구를 바로잡는 일'이란 뜻이 결코 아니다. '바른지 그른지, 맞는지 틀리는지'를 뜻한다. 이러한 쓰임새로 보아 현재 사전에 있는 '정오'의 뜻풀이만으로는 모자란다. '맞음과 틀림 또는 옳음과 그름'이란 풀이를 되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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