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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거지선(七去之善)
○○생명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아내상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모든 것을 의논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내'가 1위로 꼽혔다는 기사를 인터넷에서 읽었다. 2004년에 비슷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일과 가정생활을 완벽히 해내는 수퍼우먼형'이 일등을 차지했는데 이제 세태가 이렇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같은 회사에서 이번엔 여대생들에게 남편의 '칠거지선(七去之善)'을 꼽도록 한 결과 '자신의 일에 성실한 남편'이 1위로 꼽혔다는 내용도 있었다. 2, 3위는 '대화가 통하는 남편' '바람피우지 않는 남편'이었다. 의아했다. 이런 좋은 남편을 왜 내쳐야 한다는 거지? 칠거지악(七去之惡)은 옛날에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 됐던 일곱 가지 허물'을 말한다. 칠거(七去).칠출(七出)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去'나 '出'은 쫓아낸다는 뜻이다. 따라서 '악'을 '선'으로 바꾼다고 해서 '去' 자가 남아 있는 한 쫓아낸다는 뜻이 없어지지 않는다. 새로 말을 만들어 낼 때는 요모조모 따져서 적확한 뜻을 지니게 해야 한다. 결국 이 설문에 응한 여성들은 좋은 남편을 쫓아내야 한다고 답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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