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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힘, 밥심
"거참, 시원하네." 뜨거운 국물을 마실 때 추임새처럼 따라붙는 아버지의 말씀. 밥상을 물리시며 어머니가 거드신다. "밥이 보약이지, 다 밥심이에요." 도통 와 닿지 않던 부모님의 대화가 이해되기 시작했다면 나이를 먹어 간다는 증거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광고 문구를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성인 남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밥의 힘, '밥심'. 그러나 '밥심'이란 말 자체에는 모두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주먹심도 있고 팔심도 있는데 밥심은 없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주먹심은 '주먹으로 때리거나 쥐는 힘', 팔심은 '팔뚝의 힘'이란 뜻으로 어원적으로 보면 주먹힘, 팔힘이지만 '힘'이 '심'으로 변화한 형태가 널리 쓰이면서 주먹심ㆍ팔심이 표준어가 됐다. 새말은 알고 있던 말에 약간의 변형을 가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밥심'은 사전에 올라 있지는 않지만 국립국어원이 2002년 발간한 신어 목록엔 포함돼 있다. 뱃심ㆍ뚝심ㆍ입심ㆍ뒷심ㆍ뼛심 등과 마찬가지로 '밥+힘'으로 구성된 밥심도 음운 변화를 인정해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쓰는 데는 별문제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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