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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러, 구슬려 / 거슬러, 거슬려
'삶다'는 '국수를 삶다' '달걀을 삶다'처럼 무엇을 물에 넣고 끓인다는 뜻 외에 '주인만 잘 삶으면 이번 일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와 같이 달래거나 꾀어서 자기 말을 잘 듣게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삶다'는 '저 친구 잘 구슬려 삶아 우리 편으로 만들자' '아랫사람을 잘 구슬려 삶아야 한다'처럼 그럴 듯한 말로 다른 사람을 꾀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한다는 뜻의 '구슬려 삶다'는 관용구를 만들기도 한다.
이 '구슬려 삶다'를 '구슬러 삶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구슬려'의 으뜸꼴(기본형)인 '구슬리다'를 '잔돈을 거슬러 받다'처럼 쓰이는 '거스르다'의 활용과 착각했기 때문이다. '구슬려'는 '구슬리다'의 어간인 '구슬리'에 선후 관계나 원인 등을 나타내는 어미인 '어'가 붙어 이루어진 것이다. 즉 '리'와 '어'가 합쳐져 '려'가 됐다. 반면 '거슬러'는 '거스르다'에서 어간의 끝소리인 '르'가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와 만나 탈락함으로써 '러'가 된 것이다(불규칙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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