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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사리꽃
가을바람에 가녀린 몸을 떨며 길가에서 오가는 사람을 맞이하는 꽃, '살사리꽃'-. 그 이름을 아는가. '살사리꽃'은 코스모스를 이르는 정겨운 우리말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살거리며 반기는 모습에서 '살사리(살살이→살사리)꽃'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살사리꽃'은 이처럼 움직이는 모습까지 담긴 말로, '코스모스(cosmos)'란 단순한 이름에 비할 바 못 된다. 그러나 이 말이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전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코스모스의 잘못'이라고 간단하게 적혀 있다. 쓰지 말라는 얘기다. '살사리꽃'을 사투리도 아니고 코스모스의 잘못이라 올린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해바라기'는 선플라워(sunflower), '토끼풀'은 클로버(clover)로만 불러야 한다. 외래어나 한자어에 밀려 순수 우리말이 하나 둘 사라지는 현실에서 비록 일부 지역에서 쓰이던 말이라 하더라도 버릴 필요는 없다. '살사리꽃'-. 얼마나 정겨운 이름인가. 살려 쓸 수 있는 우리말은 찾아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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